고진광 세종시 향우회 연합회장은 29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행복도시건설청 소관 업무를 세종시로 이관해야한다”며 “세종시가 통합 건설계획 수립과 함께 책임있는 도시 건설에 나서고, 행복청은 예정지 건설과 집행 소임을 다하면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같은 견해는 터전을 내준 원주민의 공허함과 이주민의 애향심 부재 등 지역적 양분화 및 정서적 양극화 문제에서 출발한다.
또 예정지역 내 좁은 도로 및 주차장 등 교통대란을 넘어, 세종시 전체를 조망하는 도시계획 부재 속 읍면지역 난개발 우려도 내재한다.
행복도시 하자보수 유지·관리 책임 딜레마와 행복청의 중앙행정기관 위상 불분명 역시 이번 주장의 근거다.
고 회장은 “MB정부 5년간 멈춘 세종시가 이대로 가면, 예정지역 인구 50만명 도시 구축이 가능할 지 의문스럽다”며 “필요하다면 세종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한 법개정 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시와 행복청 일각에서도 이 같은 의견에 일부 동조하는 기류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시기상조라는 인식이다.
초대 행복청장을 역임한 이춘희 시장은 최근 “행복도시건설청은 당초 취지 대로 제 역할을 지속해야한다”며 “시와 공동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에 주력할 것”이란 뜻을 나타낸 바 있다.
행복도시 건설이 국책사업인 만큼, 행복도시건설특별법이 정한 예정지역의 안정적 건설을 상당 기간 담보해야한다는 얘기다.
행복청 내부적으로도 전체 8조5000억원 중 절반 이상이 내년 말까지 투자돼 반환점을 도는 만큼, 사업 발굴 및 위상 강화 과제를 안고 있다.
행복청의 한 공무원은 “2006년 개청 당시만 해도, 행복청은 2030년까지 시청으로 전환되는 로드맵을 안고 출발했다”며 “읍면지역 통합과 함께 옛 연기군을 모태로 한 세종시 출범은 현재의 딜레마를 가져왔다. 시간이 지나면 역할과 기능이 자연스레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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