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삽시다] 공황장애
최근 방송인 김구라씨가 공황장애로 발송활동을 중단했다. 이병헌, 이경규, 김하늘 등 정상급 연예인들도 공황장애로 한동안 고생했다. 공황장애는 스트레스, 경쟁, 압박, 과로 등 내적 원인이 강하게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예인병'이라고도 불리는 공황장애, 과연 이들만의 질환일까?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제춘 교수의 도움말로 공황장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 유제춘 교수(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공황장애를 경험하면 심한 불안감, 심계항진, 어지러움, 파멸감, 죽음의 공포 등을 겪는다. 공황장애 초기엔 간헐적인 공황발작만 발생하지만 만성화되면 다양한 2차적 증상들이 나타난다. 2차 증상은 예기불안, 광장공포증, 우울증과 자살, 알코올 중독과 약물남용 등이다. 심각한 신체질환을 암시하는 증상들이다.
▲예기불안에 불면증으로=공황발작은 한번 경험하면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끔찍한 경험이다. 공황발작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언제 올지 모르는 발작에 항상 불안해지게 된다. 공황발작이 없는 평소에도 지속적인 불안감이 나타나고, 중요한 자리나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장소에서 불안감은 더욱 심해진다. 지속적인 예기불안에 시달리면 불면증에 걸려 몸이 몹시 지치고 힘들어져 업무와 학업능률이 저하된다. 심할 경우 우울증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대부분이 광장공포증=공황장애 환자들의 반 이상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두려워하고 기피하는 광장공포증을 겪는다. 환자들은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인 백화점, 극장, 음악회장 등 시내 거리를 다닐 수 없게 된다. 차량 통행이 잦은 길이나 터널에선 운전이 불가능해진다. 지하철이나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없다. 심각한 사회생활 장애를 초래하는 것이다.
▲우울증과 자살·술과 약물=조기 치료를 받지 않아 만성적인 공황장애를 겪게 될 경우 머지않아 사면초가에 처한다. 시도 때도 없이 무서운 공황발작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직장에 나가기도 힘들고, 무기력한 생활을 봐주던 가족도 지치게 되면 가족과의 갈등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정신과가 아닌 일반 병원에 가면 뚜렷한 병명이 나오지 않음은 물론 꾀병 취급도 받을 수 있다. 만성 공황장애가 계속되면 아무런 의욕도, 삶의 보람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결국 도피처로 술이나 마약 등을 택해 중독되거나 심하면 죽음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법=공황장애는 정확한 진단을 받기 전까지 병원들을 순회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만 일단 진단이 내려지면 치료과정은 어렵지 않다.
공황장애를 초기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70~80%의 환자는 상당한 호전을 볼 수 있다. 약물치료는 공황발작을 예방하거나 적어도 공황발작 증상 빈도나 정도를 줄이기 위해 사용된다. 예기불안을 감소시키는데도 효과적이다. 약물을 통해 증상이 경감되면서 자신감을 얻고 스스로 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이 공황장애의 약물 치료 과정이다.
비 약물 치료방법에는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 바이오피드백, 정신교육 등이 있다. 특히 공황장애 증상에 대한 오해나 편견들을 바로잡고, 공포의 대상이 되는 장소와 상황에 불안감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집단 인지행동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공황장애는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그러나 신체적인 영향들, 즉 과로와 심한 음주,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가 병의 악화를 가져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정신적인 극복 이전에 생활 패턴을 돌아보고 자기 관리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치료를 병행하고 병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 스스로의 염려와 불안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공황장애 극복의 핵심이다.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제춘 교수는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환자에게 공황증상의 진행 과정, 증상으로 인한 고통, 정신적인 극복 과정에 대한 상담을 하고 적절한 교육, 지지, 격려 등을 통해 환자가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가족들 또한 공황장애가 의지의 나약함으로 인한 것이 아닌 뇌 전달물질의 생물학적 이상이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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