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대전시장은 '걸어서 10분이면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편안하게 재밌게 운동할 수 있는 생활체육시설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현실은 이 공약과 거리가 멀다.
지역 체육 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 학교체육시설 등 지역의 문을 걸어 잠근 체육시설을 적극 개방, 활용해 생활체육의 수요를 채우고, 중장기적으로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 유치 등을 통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부족한 공공체육시설을 단기간에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학교체육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방법 중 하나다. 일부는 개방을 했지만 상당수의 학교체육시설 개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선 기존 학교체육시설을 적극적으로 개방해 숨통을 터야 한다”며 “광주는 이미 관내 학교에 지원금을 주면서 개방을 유도해 부족한 생활체육 인프라를 채우고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또 “장기적으로는 공공체육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데 대전은 이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지원하는 공공체육시설은 이미 대전이 다 받아 더 이상은 힘든 것으로 알고 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해 이를 근거로 정부나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에서 이벤트에 필요한 시설 건립을 지원받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치단체에선 대형 이벤트 유치 등을 위한 전담부서를 만들어 이를 공격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체육계의 인맥과 명망을 갖춘 지역의 체육 원로 등으로 꾸린 지역체육발전 단체를 구성, 활용해 활동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전시체육회 경기운영부 성기찬 대리도 “공공체육시설이 많이 부족하다 보니 생활체육인들은 물론, 축구장을 매일 빌리려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는 등 엘리트 선수들도 훈련 장소가 부족해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며 “기존 시설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극적인 학교를 설득, 학교체육시설을 개방해 주변 시민들과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보안시설, 또는 업무 문제 등을 이유로 대전의 많은 대덕 연구단지 체육시설들의 문이 닫혀있다”며 “이들 시설을 어느 정도 개방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대전시와 체육계가 좋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대전시생활체육회 송창근 부장도 “생활체육 활성화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체육시설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라며 “생활체육회와 교육청, 학교가 삼위일체가 돼 함께 간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특히 학교장들이 재량을 갖고 있어 시설 개방 및 활용을 위해 학교장의 의지를 이끌어내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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