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복 장인인 채담 송정희씨가 탄방동 자신의 숍에서 한복 저고리의 동정을 달고 있다. |
송 씨는 한복 숙련 기술인이다. 그래서 여느 한복집 운영자와는 다른 면이 많다. 한복은 치마, 저고리, 조끼, 마고자, 두루마기, 쾌자 등 종류가 많아 완성품 제조 과정이 복잡하다 보니 전문적인 기능이 필요한 분야다.
하지만 서양식 복장 유행으로 양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복 제조 기능 연마에 뛰어드는 사람이 줄어드는 추세다 보니 한복을 만드는 장인을 찾아 보기도 어려운 시대다.
이 때문에 대부분 한복집은 고객 주문을 받으면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별도 한복 제작업자와 계약해 납품받는다. 이에 비해 송 씨는 직접 가게에 제조실을 구비해 손수 디자인하고 한뼘 한뼘 바느질 해 우아하고 맵시있는 한복을 만들어 낸다. 주문에서 제조, 납품 공정이 원스톱 체제다 보니 고객 만족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송 씨가 한복에 빠진 건 오빠의 결혼때 였다. 결혼 혼수품인 한복을 준비하느라 동네 바느질집에 한복을 주문하러 간 부모님을 따라갔다 아기를 데리고 일하던 바느질집 아줌마를 보고 여성이 결혼 후에도 일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데 매료된 것.
그 후 대학에서 의상학을 전공한 뒤 결혼과 더불어 대전에 정착하자 한복 제조기술을 전문적으로 익히려고 복장학원에서 한복제조 기능을 연마했다.
이어 부사동의 한 한복 가게에 취업해 본격적으로 자신의 기능을 선보였다. 그녀 나이 26살때다. 한복에 대한 남다른 열정 덕분에 제조는 물론, 판매에도 두각을 보였다. “당시는 한복가게에서 바느질 담당자가 판매는 쉽지 않았어요. 취업 한 달만에 직접 판매했더니 사장님이 영특하다고 하시더군요.”
바느질 솜씨에 힘입어 이후 그의 나이 30살에 부사동에 자신의 가게를 차렸다. 나이는 어려도 바느질 솜씨 좋다는 소문이 퍼지자 손님이 몰려 들었다. 이후 지금의 자리로 옮겨 솜씨좋은 한복 장인이 직접 운영하는 한복 숍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는 공부하는 숙련 기술인이다. 한복 전문성을 높이려 대전대 패션디자인 비즈니스학과 대학원에서 '혼례문화 및 혼수한복에 관한 고찰'로 석사학위도 취득했다. 여러 대회에서 그가 만든 한복은 꽃피웠다. 서천 모시아가씨 대회에 입상하는 등 대외 행사에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의 꿈은 한복 명장으로 우뚝서고 후진을 양성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론 명장을 이루고 젊은 사람들이 한복에 관심갖고 한복문화가 승계되도록 한복 기능인 양성에 매진하려고 해요. 제가 쌓아온 기술을 전수해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많이 찾았으면 좋겠어요.”
그는 오늘도 자신의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김덕기 기자 dg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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