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가 치러졌던 상반기는 민선 5기 마무리와 국가적 재난이던 세월호 참사 등이 맞물리면서 차분했던 반면, 민선 6기가 출범한 하반기는 숙원사업 해결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면서 역동적이었다. 상반기와 하반기 가장 큰 변화는 최대 현안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과 기종선택이었다.
전임 염홍철 시장의 민선 5기는 일단 지상고가(자기부상열차) 방식으로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에 올려 통과되면 건설방식은 시민의견을 거쳐 최종 결정하겠다는 조건으로 예타를 통과한 뒤 15개월 동안 쏟은 막대한 예산과 공청회 등 각종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지상고가로 결정했다.
하지만 '트램' 공약을 내걸어 당선된 민선 6기 권선택 시장은 전면 재검토 선언 후 5개월 여만에 트램을 선택했다.
5개월여 동안 전문가 회의와 시민 타운홀미팅, 각계각층과의 간담회 등을 거친 후 민선 5기의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권 시장은 “전임 시장 결정을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 정치적으로 공약했지만, 정치를 빼고 객관적으로 평가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5개월 동안 검토했다”며 “대중교통을 과학도시답게 만들기 위해 미래가치를 중점에 둔 만큼, 이제 할 일은 트램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선 6기가 시작된 하반기는 말 그대로, 격동의 시기였다.
도시철도 2호선을 비롯해 엑스포재창조 사업의 일환인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을 위한 개발제한구역 해제, 도청이전특별법 국회 통과, 대전컨벤션센터 다목적전시장 건립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회덕 IC 건설 국비 반영 등을 성사시킨다고 하반기 내내 쉴 틈이 없었다.
물론, 충청권 광역철도망 1단계 사업 예타 통과와 구봉지구 발전기술연수타운 조성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 KTX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 등 일부 현안사업은 해를 넘기게 됐지만, 전망이 그리 어두운 건 아니다.
현안 사업 대부분은 전임 시장들 시절 추진해 민선 6기에 성과를 내며 마무리한 만큼, 민선 4~6기가 함께 이뤄낸 결과라 할 수 있다.
민선 6기만의 색깔을 가진 밑그림도 그렸다. 정부 3.0 시대에 맞춰 '권선택 호'(號)는 경청과 소통을 통한 시민 통합을 최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다. 분야별 8명의 초대 명예시장제도와 시민 450명과 전문가 50명 등 500명으로 구성된 시민행복위원회 설치, 현장시장실 운영, 타운홀미팅, 아침산책 등이 대표적이다.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 제도와 첫 여성정무부시장 임명, 안전과 경제회생, 도시재생 등을 위한 조직개편, 사상 최대의 국비 확보 등도 민선 6기만의 색깔을 드러낸 정책으로 꼽힌다.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가장 큰 건 공직선거법 혐의로 사상 처음으로 민선 대전시장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고 불구속 기소된 사건이다. 수사 초기부터 권 시장 선거캠프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했던 인사들이 조사에 응하지 않은 채 도주하며 권 시장의 도덕적·도의적 문제가 제기됐다. '잘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최측근으로 분류되던 김종학 시 경제협력특보와 선거 전 몸담았던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 관계자까지 구속되면서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민선 6기의 명운이 갈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4개월 후 예정된 1심 법정의 선고 결과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권 시장은 “취임 후 6개월은 민선 5기에서 마무리 짓지 못했거나, 논란이 있던 사업들을 정리하고 민선 6기의 기틀을 다진 시기”라며 “내년부터 13개 프로젝트에 11조원이라는 막대한 재원이 쏟아지는 만큼, 대전은 93년 엑스포 이후 최대의 호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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