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어머니, 아버지, 형, 누나, 동생이 미술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들이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미술을 어려워한다.
그런데 이런 대중들의 편견을 깨부수겠다고 도전한 간 큰 '청춘(靑春)'이 있다. 신용탁(27) APIC 갤러리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신 대표는 지난 5월 APIC(Art Person In Cube) 갤러리를 열었다. APIC은 네모난 공간 안에서 예술문화를 소통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가 갤러리 문을 연 곳은 서구 도안로 목원대 후문 근처다. 빽빽이 들어선 아파트와 원룸, 상업시설들 한 가운데 갤러리를 차린 것이다.
신 대표는 “대중들은 미술을 어렵게 느껴, 미술관이나 갤러리 방문을 꺼려한다”며 “일반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직접,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목표로 이곳에 갤러리를 오픈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 오픈 후 동네주민들은 신기해하면서도 어려워했다. 무료니 편하게 둘러보고 가시라고 인사를 건넸지만 “다음에 오겠다”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그러나 8개월이 지난 지금, 주민들은 먼저 자연스레 인사를 건네며 전시작들을 둘러보고 간다. 미술을 향한 주민들의 마음의 벽을 조금이라도 허문 셈이다.
그가 문을 연 갤러리는 18평 남짓의 조그만 공간이다. 안에는 미술작품도 걸려있지만 주 전시작은 대형 LED 텔레비전 안에 있다. 작품을 고화질로 스캔하거나 촬영해 디지털로 송출하는 방식이다. 협소한 공간의 단점을 디지털 전시방식으로 보완했다.
신 대표는 언뜻 능력 있는 CEO 같이 보이지만 아직 대학생이다. 목원대 미술학부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있는 3학년 미술학도다. 지금은 갤러리 운영을 위해 휴학 중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미술을 전공해온 그는 미술과 대중의 간극이 안타까웠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고 누려야 하는 미술이 전공자나 일부 특정인들만의 영역으로만 비춰지는 사회가 싫었다. 그래서 무작정 뜻이 맞는 미술학도 4명을 모아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미술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인데, 특정 계층만이 부를 과시하거나 향유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비치는 게 미술의 현실이었다”며 “미술을 어려워하는 사회 분위기를 깨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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