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업체에 부당거래 '슈퍼 갑' 4대 공기업 철퇴

공정위, 전력·도로·철도·가스공사 과징금 160억 부과

4대 공기업의 '슈퍼 갑질'이 철퇴를 맞았다.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계열사에 부당한 특혜를 제공하고, 하도급업체에 이를 남용한 행위가 공정위에 적발된 것이다. 과징금과 과태료만 160억원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4개 공기업이 계열사 부당지원,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각종 불이익 제공 등의 행위를 적발해 154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한전과 철도공사에 대해서는 집단 소속회사의 공시의무 위반 행위를 확인, 5억3000만원의 추가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남동, 남부 등 5개 화력발전사는 모회사인 한전의 요청에 따라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화력발전소 연료·환경설비 운전 및 정비용역'에 대해 수의계약을 통해 한전산업개발과 거래하는 등 부당지원한 것이다.

한전산업개발은 1990년 한전이 100% 출자해 설립된 회사로, 일부 지분 매각 등을 거쳐 현재는 한전이 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는 한전과 발전 자회사들에 과징금 106억700만원과 과태료 4억5500만원을 부과했다.

도로공사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고속도로 안전순찰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수의계약을 통해 퇴직자 설립회사와 거래하면서 경쟁입찰이 이뤄진 경우의 평균 낙찰률보다 8.5%P 높은 낙찰률을 적용해 퇴직자를 지원하다가 적발돼 18억98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철도공사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계열사인 코레일네트웍스가 주차장 사업을 하도록 부지를 제공하면서 부지사용 금액을 현저히 낮췄고, 코레일유통의 광고계약 체결시 부당한 거래조건으로 거래상 지위를 남용했다.

공정위는 철도공사와 3개 계열사는에 대해 17억300만원의 과징금과 7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가스공사는 각종 비용을 미지급하다 적발돼 12억37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기업들이 경영성과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이익극대화를 위해 거래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가 적발된 것”라며 “4개 공기업 외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의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해서도 조만간 사건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