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경된 건설방식에 따른 수송용량 등 경제성 측면에서 정부를 설득할 만한 근거나 자료를 내놓지 못할 경우 사업 차질은 물론 착공 시기조차 장담할 수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4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12일 도시철도 2호선 사업과 관련 대전시와 국토교통부 실무자들이 만난 자리에서, 예타 문제를 놓고 이견이 오갔다.
결론부터 말하면, 국토부 측 실무자들이 '재예타 불가피설'을 언급했다.
지상고가 방식과 노면트램 방식은 별개의 사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지상고가로 예타를 통과한 후 노면트램으로 변경했기 때문에 예타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가와 달리 트램은 전용노선 없이 기존 도로에 건설해야 하기에 다른 교통수단 등과의 영향으로 속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그에 따라 운행횟수도 절반 정도에 그칠 수 있다는 게 핵심적인 이유다.
다시 말해 운행횟수가 줄어드는 만큼, 이용승객도 감소해 결국 경제성이 낮아질 수 밖에 없어 사업 타당성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가처럼 전용노선이 있으면 문제가 없는데, 기존 도로를 함께 사용하는 트램은 수요 등 경제성 전반에 대해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선 5기때인 2011년 대전시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했던 대전도시철도 기본계획 변경 및 타당성 검토 용역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전용노선의 자기부상열차는 1시간당 12~30회 운행하고 2064~5160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용노선이 없는 트램은 1시간당 6~15회 운행하다 보니 승객이 1380~3450명으로 자기부상열차보다 33% 정도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경제성도 낮다는 게 연구원의 결론이었다.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른바, '돈 되는' 노선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개정 도시철도법에 따라 망 구축과 노선계획을 다시 세운 후 용역 결과에서 편익비용 분석에서 합격점(0.7 이상)이 나와야 한다. 그러나 시는 노선 변경은 없다고 못 박은 상태다.
물론, 방법이 완전히 차단된 건 아니다.'총 사업비의 20% 이내, 수요 예측 30% 미만 감소' 등 재예타를 받지 않아도 되는 두 가지 조건에서, 사업비를 20% 절약하고 수요가 50%까지 감소하지 않을 근거와 자료를 제시한 후 '협상의 기술'을 제대로 구사하면 가능성도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재예타를 받지 않을 가능성은 20%도 안 된다고 본다”며 “하지만, 믿을만한 자료와 근거를 갖고 수요가 급감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하느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편익비용분석(B.C:benefit cost analysis):어떤 사업을 완수하는 데 드는 비용과 사업 완성 후에 예상되는 편익을 계산하고 비교 분석해 사업의 경제성을 분석하는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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