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유진씨 |
젊은 소리꾼 지유진(29·사진)씨. 그는 우리의 전통가락을 지켜가고 있는 판소리 국악인이다. 하지만 딱딱해 보일듯 한 국악인이 아니라 생기발랄한 젊은이다. 쪽머리를 한 머리 스타일도 아니다. 소탈하게 청바지를 입는 요즘 젊은이중 한 명일 뿐이다. 다만 판소리를 하는 소리꾼으로 무대에 오를 때면 단정하게 빗은 머리에 한복이 제법 어울린다.
“어려서부터 노래에 소질을 보였다고 해요. 가창력있는 부모님의 끼를 물려받은 것 같아요.”
판소리 재능은 대전 문정초등학교 4학년때 발견했단다. 학교 특별활동 시간에 가야금병창부에 들어가면서다. 가야금 연주에 맞춰 판소리를 하는 소리꾼을 맡으면서 국악 창법을 제법 발휘했다. 재능을 살리려 같은 동네에 살던 판소리 인간문화재인 고향임 선생에게서 어린 나이에 판소리를 체계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그런 노력에 힘입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는 전국 학생국악경연대회에서 초등부 1등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 소리를 공부하고 싶어 대전예고에 진학했다. 음악에 소질있는 학생들이 모인 예술고 교내 경연에서 그는 1등을 차지했다. 중앙대 국악대학 음악극과에 입학한 지 씨는 무형문화재 5호인 오정숙 선생으로부터 춘향가, 홍보가를 배웠고 오 선생의 소리를 이수한 마지막 제자가 됐다. 그의 판소리 실력은 각종 대회에서 입증됐다. 전주 오나산 국악 대제전 대상, 여수 진남국악경연대회 명창부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고교와 대학때 동초제 춘향가를 8시간 발표했다. 쉽게 하기 어려운 일에 도전해 성취한 것이다. 지금은 국악 대중화를 위해 국악가수이자 국악실내악단 '모리'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전통국악은 어려워하지만 퓨전국악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판소리를 알리려고 국악가수로 나섰습니다.우리 것을 알아야 서양음악도 알수 있는 것 아닌가요?”
2012년에는 21세기 아리랑 등 퓨전국악 5곡과 판소리 3곡 등 8곡이 들어간 1집 앨범도 발매했다. 그의 우리 것을 지키고 전파하느라 젊은 청춘을 바치고 있었다.
김덕기 기자 dg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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