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공격의 핵 용병 아드리아노와 레전드 김은중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의 잔류와 방출 선수 문제부터 새로운 선수 영입까지 물밑 작업을 하느라 분주하다.
대전은 올 시즌 33명의 선수단으로 챌린지리그를 뛰었다.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이가 다소 많다 보니 대체 선수가 마땅치 않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20승 10무 6패 승점 70점으로 4월부터 단 한 번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면서 우승 및 클래식 승격까지 확정지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대전시티즌은 내년 시즌에 대비한 선수단 구성 문제로 고민이 깊다. 없는 살림에 맞춰 최대한 좋은 선수를 데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문제는 바로 용병 아드리아노의 잔류 여부다. 아드리아노는 올 시즌 무려 27골을 넣으며 챌린지리그 득점 1위에 오른 독보적인 용병 공격수다. 대전 입장에선 그만큼 팀에 묶어둬야 할 제1호 선수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드리아노는 활약한 만큼 에이전트와 자신의 몸값을 한껏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재정이 열악한 대전이 붙잡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전은 그나마 비록 챌린지에서 독보적인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클래식에서 검증받지 못했다는 점, 에이전트와 선수 본인의 요구 수준을 맞출 수 있는 팀이 나타나긴 힘들다는 점 등으로 정작 시장에선 '아드리아노'에게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은 만큼 붙잡을 수 있는 여지는 있다는 판단이다.
대전은 현재 아드리아노 및 에이전트와 계약 문제를 놓고 물밑 협상을 벌이는 한편, 협상 결렬에 대비한 다른 용병 영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의 레전드 '샤프' 김은중의 잔류 문제도 있다. 그는 프로통산 444경기에서 179개(123득점ㆍ56도움)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대전의 통산 2번 우승 (2001년 FAㆍ2014년 K리그 챌린지)의 현장에서 뛰었고, 서울과 포항에서 리그 및 클래식, FA 우승 전력도 있다. 전성기에 비해 기량이 다소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올 시즌 17경기(교체출전 15경기)에 출전해 3득점ㆍ1도움을 기록했다.
수원FC와의 35라운드 경기에선 3년여 만에 멀티골을 터트리며 챌린지 주간 MVP로 선정되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런 김은중은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로, 내년 시즌 클래식으로 복귀하는 대전에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김은중은 현재 선수생활을 계속할 지 연수를 떠나 지도자의 길을 준비할 지 고민 중이다. 구단 측은 최대한 김은중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가 팀에 잔류해 아직 어린 선수단을 잘 다독이며 팀의 분위기를 이끌어가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전체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계약 만료 선수 중 부진한 선수는 일단 내보내는 대신, 올 시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김찬희와 서명원, 송주한, 김종국 등 주전선수들도 일단 최대한 잔류시키겠다는 의지다.
문제는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는 등록선수 25명 제한 제도다. 23세 이하 선수의 출전기회 확대를 위한 이 제도는 올해 시범운영됐다. 내년부터 23세 이상 선수(외국인 선수는 나이와 무관)는 최대 25명까지밖에 둘 수 없는 것이다. 다만 K리그 유소년 클럽 출신 선수 및 23세 이하 선수는 등록 제한 인원에서 제외된다.
대전은 젊은 선수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선수단 절반을 바꾸는 작업은 불가피한 만큼 클래식에서 뛰지 못한 유망주 10여명과 접촉하며 입단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티즌 관계자는 “일단 내보낼 선수와 잔류시킬 선수 윤곽은 잡아놨고, 일부 진행 중”이라며 “힘들지만 발품을 최대한 팔아 우리 사정에 맞으면서도 가능성 있고 기량을 갖춘 선수단을 꾸리려고 한다”고 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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