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만 대전성모병원장 "과거도 미래도 나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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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만 대전성모병원장 "과거도 미래도 나눔입니다"

성모병원 45주년… '복음적 사랑' 이념의 전인치료 비전 2015, 환자 만족할 수 있는 진료와 교수·간호사·임직원 역할 정립

  • 승인 2014-12-08 13:37
  • 신문게재 2014-12-09 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이 45주년을 맞았다. 대전교구 초대 교구장 원 아드리아노 주교는 6·25 사변이후 1956년 희망의원을 개원했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의료환경을 개선하고 지역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서다.

희망의원이 성모의원이란 이름으로 바뀐 이후 1969년 11월 22일 '대전성모병원'으로 개설 허가를 받고 신축됐다. 대전성모병원은 건물이 증축된 후 1975년 9월 가톨릭의과대학 부속병원으로 인가됐다.

성모병원은 가톨릭에서 설립한 병원이다. 그렇다보니 설립목적 자체가 의료봉사를 통해 지역사회 주민과 신자들에게 선교하는 것이 목표다.

비전 수립을 하고,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꺼리는 호스피스 병동을 운영하는 것도 다 그런 이유다. 병원 45주년을 맞아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박재만 병원장 신부를 만나 성모병원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대전성모병원의 이념이나 철학이 있나?

▲대전성모병원이 건물을 증축한 후 1975년 9월 1일 가톨릭의과대학 부속병원으로 인가되면서 그 이념과 사명은 가톨릭의료원의 이념 및 사명과 함께 통합되며 더욱 풍요로워졌다.

대전성모병원의 이념은 한 마디로 '복음적 사랑'이다. 대전성모병원의 사명은 '복음적 사랑을 실천하는 전인치료'다.

그리고 대전성모 병원의 사명수행 선언문(Mission Statement)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최고의 의료지식과 기술, 최적의 의료 시설과 환경 조성을 지향하면서 복음적 전인치료를 통해 사람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복음적 전인치료는 치유자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받은 사명으로서 우리는 그것을 우리 병원의 수호자이신 성모님의 마음을 닮아가며 성실히 구현하고자 한다.”

-대전 성모병원이 지난 2007년부터 비전을 수립하고 병원내에서 전원이 참여해 공부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비전 수립 배경이 있다면?

▲대전성모병원의 비전수립의 동기는 무엇보다 병원의 쇄신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교직원들이 이념, 사명, 핵심가치에 대한 이해와 의식이 약하고 해이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또 대전성모병원이 처해 있는 시대적 및 지역적 상황의 곤경을 시급히 헤쳐 나가야 할 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IMF와 의약분업의 여파, 신도시 인구이동으로 병원 주변 지역의 공동화 현상, 밀집된 의료기관들의 과잉경쟁, 보건복지부의 예측 불가능한 의료정책들, 낡은 건물과 노후한 장비들, 외래 및 입원환자들의 감소로 인한 경제적 압박, 교직원들의 사기저하 등이 발전을 가로막는 산적한 장애 요소들이었다.

다른 또 하나의 동기는 '대전 충남지역 CEO 아카데미'에 참석하면서 병원의 쇄신작업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자극을 받았던 것이다. 거기서 많은 것을 배우면서 병원쇄신의 긴급한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고 비전수립 작업을 서둘러 착수하도록 고무된 것이다.

매주 1회 실시되는 그 포럼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교수들, 기업인들, 상공인들을 초청하여 다양한 강연과 체험담을 듣고 간담회를 갖는 것이다. 지역사회 CEO들이 사업의 쇄신 발전을 위한 의욕적 연구, 공부, 벤치마킹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생동감을 느끼게 되었고 그에 비해 우리 병원의 종사자들이 얼마나 안일하고 소극적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실로 생존과 발전을 위한 경쟁사회에서 일하는 기업인들의 실패, 성공의 체험담들을 들으며 때론 현장체험 등 벤치마킹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추천 받은 관련서적들을 읽으면서 새로운 지식과 경영에 유익한 정보들을 얻게 됐다.

-비전 내용은 무엇인가?

▲첫단계는 크게 영성의해, 감성의해, 지성의해, 통합의해로 나눌 수 있다.

영성은 말 그대로 가톨릭 교회 병원으로서의 역할 정립이었다.

병원장은 두 달 동안 간호부, 행정부서의 팀·파트장들, 파견협력업체들의 팀·파트장들을 집중교육 했고, 한 달 동안 일반직원들을 교대로 빠짐없이 교육했다. 한 달 동안 교수들 또한 한 분도 예외 없이 교대로 참여해 공부하도록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과제를 부여했다. 누구보다도 적극 앞장서고 협력해야 할 주체가 교수들임을 강조하며 협력을 청했는데, 고맙게도 교수들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전 교직원들이 부서별로 창안해 낸 모든 작업결과물들을 모으고 통합해 이념구현위원회에서는 대전성모병원의 발전 목표를 책자로 발간했다.

감성의 해에는 시대가 요구하는 감성경영과 감성 마케팅을 병원에 적용해 실행하는 방안을 연구했다.

비전 실현 셋째 단계는 '지성의 해'였는데 이 해에도 전 교직원들이 'PLAN 2009'를 수립하고 책자를 만들었다. 교직원들은 각자 전문성을 함양하고 창의성을 계발하며 지혜를 발휘하여 우리병원 공동체의 고유한 문화를 가꾸고 키우고자 힘썼다. 우리의 본질적이며 핵심적인 목표인 환우들의 전인치유를 돕고 그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통합의 해에는 전 교직원들이 3년간의 노력으로 이룩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여 유기체적 협력을 동원함으로써 시너지를 이루어 더욱 효율적인 업무를 수행하며 풍성한 결실을 얻고자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병원공동체가 통합의 시너지를 이루어 우리의 본질적이며 핵심적 목표인 환우들의 전인치유를 돕고 그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자 한 것이다.

의료기관에서의 상호협력은 그 어느 단체나 기관보다 훨씬 더 필요하고 중요하다. 의료기관은 전문적 구조로 분화된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도의 전문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의료기관이 분화된 구조 속에서 적극적인 협력을 통하지 않고서는 체계화될 수 없고 또한 조직의 비전이나 사명을 수행해 나가거나 달성할 수 없다.

-비전 2015도 실천하고 있다던데.

▲2차 비전 수립과정은 우리 병원의 이념, 사명 핵심가치를 새삼 재확인하며 더욱 적극적으로 실현할 것을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감사하는 삶의 파트너,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설립된 '비전 2015'의 다섯 단계는 이러하다. 2011년 첫 해는 환우의 해, 둘째 해는 교수의 해, 셋째 해는 간호사의 해, 넷째 해는 임직원의 해, 다섯째 해는 병원공동체의 해다.

새로운 비전을 향한 첫걸음인 2011년 '환우의 해'의 과제는 무엇보다 환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정립하는 것이었다. 여러 측면에서 정의를 내리며 환자의 개념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았다. 환우만족 창출방법을 포함한 환우만족 지향적 진료와 병원경영과 문화성숙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었다. 환우만족중심이 되기 위해선 병원전체의 경영 및 진료의 중심축이 경영진과 교직원들 쪽에서 환우 쪽으로 옮겨가야한다.

교수의 해는 대전성모병원의 의료인상 재정립, 교수들의 유대 및 협력관계의 역량강화, 교수들에 대한 임직원들의 존경과 협력관계이다.

간호사의 해는 간호사의 역할 이해, 한국 의료사 안에서 간호학의 발전과 간호사의 역할이해, 대전성모병원 간호부 발전사, 대전성모병원의 바람직한 간호사상 재정립 등이었다. 대전성모병원의 특화된 마음간호의 질 향상과 적극실현을 위해 간호부가 일치단결해 노력했다.

올해는 임직원의 해이다. 대전성모병원의 임직원상 재정립, 깨진 유리창 현상 관찰과 치유책 강구, 교직원들이 갖추어야 할 리더십 등의 내용을 공부하게 된다.

-가톨릭대학교하면 호스피스 병동이 유명하다. 수익 문제 때문에 운영을 꺼리는 것도 현실인데 호스피스 병동 운영을 강화하는 이유가 있나?

▲호스피스 활동은 우리병원의 이념구현 핵심활동 중 하나이다. 호스피스 활동은 고통 받고 있는 말기 환우를 전인적으로 도와주는데 근본 목적이 있다. 시한부 생명을 대면하고 있는 환우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영적인 돌봄을 통해 삶의 마지막 순간을 평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이다. 의료진의 신체적 고통의 완화치료, 원목자들과 호스피스 봉사자들의 정서적, 영적 보살핌, 사회사업가들의 경제적 혜택의 도움이 있다. 그래서 우리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을 '전인치료센터'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리는 호스피스 병동을 리모델링하면서 그 취지에 맞게 설계하고 시공하기 위하여 세심한 검토와 정성을 기울였다. 호스피스 병동을 경당과 원목실 옆에 배치하여 다른 어느 곳보다도 편안하고 성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했으며, 삶의 마지막 부분에 와 있어 감성적, 영적으로 민감해져 있는 그들에게 우리의 관심과 사랑의 표현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해 주고자 했다. 임종실을 꾸밀 때에는 더욱더 세심히 배려했다.

우리병원의 호스피스 병동과 임종실에는 많은 스토리들이 있다. 이 세상의 마지막 시간들을 지내며 임종을 준비하고 떠난 복된 선종자들의 수많은 감동적 스토리들, 그 모습을 지켜보며 간병하거나 봉사한 가족들과 호스피스 봉사자들이 전하는 감격적인 스토리들이 있다.

가톨릭 이념을 바탕으로 임종을 맞이하는 이들과 그 가족을 돕기 위한 다양한 활동과 교육을 진행해 왔다. 사별가족모임, 호스피스 바자회, 워크숍, 호스피스 자원봉사자의 날 행사, 증례발표 등의 다양한 활동과 함께 호스피스 단기교육 및 보수교육, 호스피스 자원봉사자교육, 기관 견학 등의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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