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감염은 서북지역 S초교에서 시작돼 Y와 B초교로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방과 후 학원 등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학부모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들 감염 학생은 감염된 사실조차 모르고 지내다 10여일 후 머릿속이 가려워 살펴보다가 뒤늦게 서캐와 머릿니가 득실거림을 발견하는 사례가 대다수다.
실제 천안 불당동에 거주하는 이모(45·주부)씨는 초등 5학년인 첫째 딸(12)이 머릿니에 감염돼 걱정이 태산이다. 아들(9)과 자신에게도 옮겨져 머리에 서캐가 허옇게 생길 정도지만 치료방법이나 예방법 등을 몰라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이씨가 다른 학부모들에게 알아보니 자신의 딸 뿐만 아니라 타학교 초등학생들도 머릿니가 생겨 고생했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 감염 학생은 머릿니에 물린 자리의 가려움으로 자주 긁다 보니 집중력이 저하되는 등 학습에 방해를 받고 있으며 다른 학생들에게 알려질 경우 집단 따돌림을 당할 수 있어 자신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조차 쉬쉬하고 있다.
문제는 학생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지만, 이들 초등학교는 현재 감염된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지 못한 실정이다.
흡혈곤충인 머릿니는 2000년대에 들어와 높아진 위생수준으로 감염이 급격히 낮아졌지만, 완전히 소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머릿니 감염은 가려움증과 피부 손상에 의한 2차 감염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하지만 감염 여부를 밝히기 꺼려 제2의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
더욱이 법정 전염병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에서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방제약 등으로만 치료하는 등 피해확산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머릿니 감염의 심각성을 우려, 집단 방제가 필요한 경우 2일 정도 교실 등 활동공간을 비워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하지만, 학교 측은 대수롭지 않다는 식이어서 학생들과 학부모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학부모 김모(43)씨는 “매일 머리를 감기는데도 머릿니에 감염됐다”며 “초등학생들이 접촉이 많고 특히 학원에서 뛰어놀다 타학교 학생들에게까지 옮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천안교육지원청과 S초등학교 관계자는 “머릿니 피해 사실은 알려진 바 없다”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빠른 시일 안에 감염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천안=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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