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인생에서 제대로 설 수 있는 평생 기술이 중요하지요.”
지난 2012년 84.7%에서 지난해 86.5%, 그리고 올해 87.8% 등 3년 연속 80%이상의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폴리텍Ⅳ 대학은 단순 직업 교육뿐만 아니라 기업 스스로 인재를 양성하는 일학습 병행제, 경력단절여성들의 직업교육과 은퇴후 재교육 등 다양한 평생 교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폴리텍Ⅳ대학 학장으로 취임한 후 1년여 간 국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예산 확보와 교수들이 학생들을 잘 보듬을 수 있는 수업 분위기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서규석 학장을 만나 평생직업교육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폴리텍Ⅳ 대학의 운영 방향과 교육철학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폴리텍만의 평생직업 교육=지난 1977년 설립된 한국폴리텍Ⅳ대학은 지난 40여 년간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중간기술 인력을 배출해온 공공직업교육기관으로서 경제 발전에 가장 중요한 기술인력 부문을 맡아 왔다.
서규석 학장은 “지금은 대학 교육만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아니기때문에 기술을 갖지 않은 사람들은 현대 사회에서 경쟁력이 없다”며 “폴리텍은 졸업하면 끝이 나는 종점 교육에서 벗어나 산업학사, 융합과정의 교육외에 베이비부머 세대,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평생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학장은 “기존 전문대와 대학 교육이 학교 담장 안에 갇혀있는데 반해 사회와 기업이 원하는 교육시스템을 갖춘 유일한 대학이 한국폴리텍대학”이라며 “폴리텍 대학은 '담장 안의 교육'을 탈피한지 오래”라고 말했다.
이러한 담을 허문 폴리텍 대학만의 교육방식은 높은 취업률로 이어졌다. 폴리텍 대전캠퍼스는 지난 2012년 84.7%에서 지난해 86.5%, 그리고 올해 87.8%라는 경이적인 취업률을 기록했다. 서 학장은 이같은 취업률의 고공행진 뒤에는 폴리텍대학만의 현장실무교육 중심 FL(Factory Learning)시스템이 있다고 설명했다.
FL시스템은 각 전공별 산업현장의 변화를 즉각적으로 대학교육에 접목함으로써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시스템이다.
서 학장은 “FL시스템은 산업현장 기반기술을 직접 교육할 수 있는 현장실습제도”라며 “1년에 320시간, 학교가 아닌 기업으로 출근해 산업현장의 기술을 체험하고 학교에서의 교육과 산업현장에서의 교육을 모두 접하게 함으로써 생동감있는 교육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또 “입학과 동시에 교수 1인당 10여명의 학생이 하나의 그룹으로 만들어져 학교생활의 다양한 궁금증 등을 해결해 나가는 소그룹지도교수제는 인생의 멘티·멘토로서의 역할을 담당교수와 함께 해결해가는 시스템으로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체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산업체 전문가와 공동강의 및 평가가 이뤄지는 실무중심형 프로젝트 실습 역시 학생들의 능력을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전공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졸업과 동시에 취업으로 연계되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소통과 화합 강조=서 학장은 국회 정책연구위원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폴리텍 대학 학장에 응모해 학장에 취임했다. 폴리텍에 오기 전에도 국민대 행정대학원 교수와 협성대에서 평생 교육론을 가르치는 등 교육과는 지근거리 관계에 있었다.
“박사학위를 받으면 대학에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그렇게 안됐어요. 국회에 있다가, 지난해 학장을 응모한다 해서 응모를 했는데, 운이 좋게 발탁이 된거죠.”
서 학장은 국회에서의 경험을 살려 학교 시설 개선을 위한 예산 10억원을 확보해 학교 주변 옹벽 개보수 공사를 시행하는 등 예산 확보를 통한 교육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여기에 학교내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고 있는 서 학장은 학생들의 기술 능력은 물론 인성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과학기술은 인문학이 뒷받침돼야 강해집니다. 기술발전의 토대는 인문학적 상상력에 있어요. 스티브 잡스의 성공도 기술과 인문학적 상상력의 결합으로 가능한 것이지요.”
“자유로운 바람처럼 인문학적 소양을 마음껏 키우고, 여기에 기술을 겸비해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폴리텍 학생으로 키우고 싶다”는 서 학장은 학생들을 기술능력과 인성이 잘 갖춰진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인성교육과 인문학 교육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서 학장은 자신이 직접 봄과 가을 학기에 강단에 서기도 하고, 외부 전문가들을 모셔와 특강을 듣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있다.
그는 단순한 주입식 강의에서 끝나지 않고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는 자원 봉사도 권장하고 있다.
“어려움을 직접 체험해 봄으로써 어려운 환경에서도 오뚝이처럼 일어설 수 있는 강인한 정신을 기를 수 있습니다. 남을 도우며 함께 하는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훈훈한 인재상 등 봉사를 통해서 길러지는 긍정적 요소는 너무도 다양하다고 생각해요. 봉사활동에 참가한 학생들도 이같은 행사를 통해 어른에 대한 공경심과 효도정신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이웃 사랑 정신을 길러 건강한 사회인으로 출발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주죠.”
▲약속은 적게 하고 실천은 더 하라=지난 1년간 학장으로서의 시간을 보낸 서 학장은 앞으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인을 양성하는 국책대학으로서 고용률 70%를 달성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서 학장은 “청년실업 저성장에도 고용률 70%, 취업률 88%를 목표로 뿌리산업부터 첨단산업까지 모든 교육을 책임지고 전문기술인을 양성하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는 기술이 산업수요를 만들고 일자리를 만드는 기술과학시대라서 기술 없는 노동은 쓸모없는 시대가 됐다”는 서 학장은 “기업이 원하는 곳, 배우려는 학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서 기업 수요에 맞는 맞춤형 교육, 실무교육, 재직자 직무교육, 베이비부머 재교육을 통해 기업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학생들의 취업기회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스스로를 경비벌이라고 밝힌 서 학장은 교수들은 일벌이라고 했다.
“교수님들은 방학때도 쉴틈이 없어요. 방학중에 연수를 가서 사장님들의 노하우를 배워오고, 기술을 습득하는 등 끊임없이 노력하시거든요. 그 분들을 그래서 제가 일벌이라고 불러요. 저는 그 분들이 조금이라도 편히 일할 수 있도록 울타리를 지켜드리는 거죠.”
앞으로 학교 담장을 더 낮출 계획이라는 서 학장은 최근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형 인재를 기르는 '일학습병행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폴리텍의 뜻이 바로 '폴리테크닉(Polytechnic)'즉, 다기능, 다기술이라는 뜻이에요. 여러 개의 기술을 습득해 다기능 기술자를 기르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할일이지요.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능인을 키우고 평생 기술로 평생 직업을 갖게 해주는 것. 그 일에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폴리텍 대학 출신이라면 믿고 채용할 수 있는 인재로 키우고 싶다는 서 학장의 교육 철학은 말보다는 행동을 통해 깊은 신뢰로 다가오고 있다.
대담=한성일 취재4부장(부국장)·정리=오희룡 기자
-서규석 학장은…
▲1959년 당진 출생 ▲중앙대(학사), 연세대 사회학(석·박사)▲1984~85년 연세대 강사 ▲1984~85년 청주교육대학 강사 ▲1991년 배재대 국제자원개발학과 강사 ▲2012~13년 국민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정책학, 과학기술행정) ▲국회 정책연구위원(2급) ▲2013년 11월~ 한국폴리텍Ⅳ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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