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주노초파남보’ 일곱색깔 무지갯빛은 하늘에만 걸려 있는 게 아니었다. 가을을 닮은 효포초 교정과 학생 모두에게 찬란한 무지개가 떠 있었다.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이른 겨울바람속에 막바지 단풍과 낙엽이 을씨년스럽지만 늦은 오후 교정의 풍경은 평온 그 자체다. 정규수업은 끝났지만 교실에서는 재미가 솔솔 새어 나왔다.
해맑은 미소에 친구와 놀이하는 모습도 그렇고, 진지한 표정으로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모습 또한 따분함이 아닌 재미 바로 그 자체로 보였다. 그리고 또 다른 곳에서는 송골송골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내며 열심히 줄넘기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그랬다.
이처럼 각각의 활동에 열중하며 활기가 넘치는 학생들은 날마다 무지개빛깔로 곱게 물든 끼와 열정을 뿜어낸다.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 한때는 폐교위기에 내몰렸던 학교에서 이제는 오고 싶고, 멀리서도 찾아와 다니고 싶은 학교로 거듭난 효포초등학교(교장 박노성)의 방과후학교를 살펴본다.
효포초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한마디로 학생들의 끼와 열정을 발현시켜 꿈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른바 무지개 교육지표로 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 모두가 무지개의 일곱 빛깔과 같은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저마다 가진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무지갯빛 꿈 첫 번째: 빨강(학력탐구)= 효포초의 학력탐구 방법은 독특하다. 교실바닥 한편이 지능 개발을 위한 퍼즐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회 주축의 이 프로그램은 직소 퍼즐을 활용하고 있다. 직소 퍼즐은 여러 가지 작고 다르게 생긴 서로 연결 가능한 그림의 부분을 나타낸 작은 퍼즐 조각을 가지고 전체 그림을 나타낼 수 있으며 퍼즐이 완성되면 액자에 넣어 벽에 장식할 수도 있는 작품으로 태어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협동심을 기르고, 인내와 끈기를 배운다. 학력탐구를 위한 또 다른 프로그램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희망학생의 학습능력을 맞춤형으로 끌어 올려주는 학력쑥쑥 실력교실이다.
담임교사 책임제로 운용하는 이 프로그램은 부족한 학력을 보충시키려는 방안으로 지난 2분기 개설한 강좌다. 실력교실을 통해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고취시켜주고, 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주고 있다.
▲무지갯빛 꿈 두 번째: 주황(독서능력신장)= 이 학교는 건강한 인성을 기르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독서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독서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단순히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학년 발달 특성에 맞춰 오감(五感)을 사용, 책을 접하게 하고 있다. 이렇게 형성된 독서 습관은 책속에 담긴 내용을 내면화한다.
즉, 학생들은 다양한 형태의 북 아트 기법을 적용한 나만의 책을 만들어보면서 책의 내용을 듣고 읽어보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책의 내용을 내면화시킬 수 있는 심화활동을 함께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습관화된 독서는 학생들에게 감성 함양은 물론 신체, 건강, 인지, 언어, 정서, 행동발달 등에 큰 도움을 준다.
▲무지갯빛 꿈 세 번째: 노랑(문화체험)= 세계속 다양한 국적을 가진 많은 사람과 소통하기 위한 기본은 말하기에서 시작된다. 이렇듯 말하기를 하려면 누구를 만나더라도 시원시원하게 내뱉을 수 있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이 학교는 이에 따라 교과수업과 더불어 방과후학교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최대한 영어를 많이 접하며 말해 볼 기회를 제공해주고자 ‘소통, 능통, 즐거운 영어 시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영어로 말하는 것에 몸을 꼬며 부끄러움을 표현했던 학생들도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큰 목소리로 또박또박 발음하면서 영어재미에 빠져들고 있다.
문화체험의 두 번째 키워드는 ‘IT 인재 양성 컴퓨터 교실’이다. 컴퓨터 교실은 문서작성을 위한 기초 단계부터 워드자격증을 따기 위한 워드자격증 반과 컴퓨터 활용 능력을 키워 ITQ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는 ITQ 자격증반, 특수학급 학생의 여가활용과 기능향상에 중점을 둔 E-스포츠반으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한편 E-스포츠반은 전국장애학생 E-스포츠대회 차구차구부문에 충남대표로 참여해 지난해 2위, 올해 3위에 입상하는 등 월등한 실력을 뽐냈다.
▲무지갯빛 꿈 네 번째: 초록(진로탐색)= 꿈과 끼를 바탕으로 가장 관심 있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소중한 삶을 가득 채울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진로탐색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다양한 체험위주의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효포초는 이런 점에 착안, 방과후학교를 진로탐색에 접목해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쿵작쿵작 어린음악대와 창의미술교실, 생생과학, 연극교실 등을 들 수 있다.
이중 올해 역점사업으로 진행중인 어린음악대는 드럼, 마림바, 비브라폰, 탬버린, 키보드, 탬버린, 아코디언, 멜로디언, 리코더 등 모두 9가지 악기로 리드합주단을 구성했다.
효포초 리드합주단은 창단 첫회에 공주시 음악동아리 발표대회에서 당당히 금상을 받는 숨은 저력을 보여줬다.
또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운영중인 생생과학 체험교실은 과학자의 꿈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으로 눈으로 보고, 만지고, 먹기만 했던 다양한 물건과 음식을 가지고 여러 가지 실험활동을 하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과학적 상식을 발견한다.
▲무지갯빛 꿈 다섯 번째: 파랑(기초체력)=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한 바탕으로 건강한 신체 만들기 활동만큼 중요한 대목도 없다.
기초체력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토요일 부모님과 함께하는 배드민턴 교실로 운동뿐만 아니라 부모님과의 소통자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기에 비만 방지와 건강한 몸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줄넘기도 높은 인기를 끈다.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인 줄넘기는 체지방을 분해해 필요한 에너지를 사용하며 전신근육과 성장기 어린이들의 성장판에 자극을 주어 몸매 균형과 신장발육에 많은 도움을 준다.
이 학교는 줄넘기 급수제를 정해 줄넘기 실력 및 기능 향상을 도모하고, 단체 줄넘기를 통해 협동하며 어울릴 기회를 제공한다. 이밖에 방과후학교 시간과 더불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프리테니스 교실도 학우관계와 체력향상에 한몫한다.
▲무지갯빛 꿈 여섯 번째: 남색(창의인성)= 창의인성교육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더불어 살 줄 아는 인재를 양성하는 미래 교육의 본질이다. 그래서 창의인성 교육은 교육수요자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체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 학교는 모셔오는 문화예술 공연을 통해 학생 스스로 그 주인공이 되기도 하는 등 문화소양을 높여 주고 있다. 이러한 문화예술 공연은 학생들의 여가생활에도 일조하고 있다.
▲무지갯빛 꿈 일곱 번째: 보라(소통과 공감)= 학교는 교육을 위한 장소일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문화발전을 선도하는 곳이기도 하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더불어 살아가는 배려와 나눔의 정신을 일깨우는 요충지가 돼야 하고, 맞벌이 가정의 증가라는 사회의 흐름에 따라 따뜻한 돌봄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학교에 대한 가정과 사회의 기대가 그만큼 커지고 있다. 따라서 학교는 다양한 기대와 요구에 맞춰 지역의 특성 및 상황에 알맞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학교는 지역 기관, 학부모, 지역주민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협조하면서 발전을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만 한다.
효포초는 이러한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잘 유지해 오면서 정규교육과정과 동떨어지지 않은 방과후학교를 운영해 소통과 공감으로 교육공동체 모두가 만족하는 성과를 만들고 있다.
내포=이승규 기자 esk@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