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정부에 따르면 불법으로 획득한 재산을 숨기거나 자금 세탁, 탈세 등의 불법 행위를 목적으로 차명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의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대한 법률 개정안(차명거래금지법)'이 29일부터 시행됐다.
차명거래란 자신의 명의가 아닌 타인의 명의를 빌려 금융거래 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불법재산의 은닉, 조세포탈 등의 자금세탁행위,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 강제집행의 면탈 및 그 밖의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차명거래는 금지된다. 불법적인 의도로 차명계좌를 개설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불법 차명거래 계좌에 대해 실소유주와 명의자의 합의와 상관없이 처벌받는 것.
또 금융회사 임직원이 불법 차명거래를 중계, 알선하면 과태료 3000만원의 제재를 받게 된다.
다만, 동창회 통장, 종친회 통장 등 이른바 선의의 차명계좌는 허용된다.
재산소유권에서도 잘못할 경우 법정싸움까지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예상돼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는 대법원 판례서 실소유자 소유권이 인정됐으나, 개정안에는 실명이 확인된 계좌의 보유재산은 명의자 소유로 인정된다.
만약 실소유자가 명의자에 맡긴 재산을 되찾으려면 재판을 통해 입증해야 하기 때문. 특히 불법도박자금을 은닉할 목적으로 타인 명의 계좌로 예금하는 행위(불법재산 은닉)도 불법으로 간주해 처벌된다.
한편, 보이스피싱 등 전자금융사기 범죄에 사용되는 대포통장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되 주목된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지난 26일 전자금융사기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포통장 근절법'인 전자금융거래법, 금융사기 방지 특별법 등 2개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 전자금융법은 대가를 주고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행위만 처벌 가능하지만, 개정안은 업무상 편의 등을 제외하고 남에게 본인 명의의 통장을 대여하는 전체 행위를 처벌한다.
은밀하게 대가를 받은 통장명의자도 처벌해 대포통장을 제공치 못하게 한다는 것.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매년 5만여개의 대포통장이 피싱·대출사기 등 범죄행위에 이용되고 있으며, 피해액만 연 2700억원에 이른다.
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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