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렛과 쇼핑센터, 복합쇼핑몰 등이 잇따라 대전을 공략하는 시점에서 또다시 대기업 주도의 유사한 상업시설이 입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중소상인을 비롯한 기존 상권의 반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추세가 대전시의 대규모 점포관리 계획(유통총량제)을 무력화하는 교묘한 방식으로 법망을 피해간다는 점에서 (주)신세계 측과의 두뇌싸움에서 시가 어떻게 대처할 지 주목되고 있다.
시는 엑스포재창조 사업의 핵심 중 하나인 사이언스 콤플렉스 우선사업권을 확보한 (주)신세계 컨소시엄과 12월부터 사업계획서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을 벌여 연말에 최종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사이언스 콤플렉스 사업자는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신세계 측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사이언스 콤플렉스는 모두 5596억원을 투자해 지하 4층과 지상 43층 규모로, 연면적 29만642㎡(8만 7920평)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주차장은 3051면이며 랜드마크 시설로 전망타워(층고 189m)도 있다. 이곳에는 과학도서관과 창조경제 시설 등이 들어가는 사이언스센터(2만 5800㎡)와 과학테마파크 등 과학문화체험시설(4만 6700㎡), 편의·식음시설(3만 6000㎡), 8만 6000㎡ 규모의 상업시설이 입주한다.
층별로는 1~4층은 과학문화체험시설과 상업시설, 5~19층은 사이언스센터가 들어선다. 20~39층은 호텔과 의료, 헬스, 힐링센터 등이 입주한다. 당초 43층 규모가 아니었는데, 추가 사업계획서 제출과정에서 15개 층이 추가돼 신세계 측이 대전의 숙박시설 부족 등을 언급하며 호텔과 힐링센터 등을 제안했다. 큐브형태인 40~43층의 전망타워엔 전망대와 레스토랑 등이 들어선다.
협상과정에서 쟁점은 상업시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다. 상업시설은 면적이 가장 넓은 1~4층에 조성하고, 사실상 복합쇼핑몰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복합쇼핑몰은 기존 대형유통매장과 전문점, 백화점 등에다, 오락과 업무는 물론 문화관광 기능까지 말 그대로 복합 기능을 갖춘 쇼핑몰이다.
대전시가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연면적 3000㎡ 이상의 백화점과 대형마트 신규 출점을 규제하는 대규모점포관리계획을 시행하기 때문이다. 둔산동 이랜드리테일(NC) 쇼핑센터와 흥덕산업개발이 추진 중인 유성구 용산동 아웃렛 등도 이런 방식으로 법망을 피하고 있다. 신세계 측이 지역일자리 창출과 지역민 우선 고용, 지역생산품 우선 구매, 소상공인 보호대책 등 지역과의 상생방안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후문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상업시설 협상에 대한 시의 기본 방향은 과학과 엔터테인먼트 기능 강화, 중소상인의 품목과 겹치지 않는 시설 입주 등이다. 사실상 복합쇼핑몰 입주를 전제로, 최대한 공공성을 유지하고 중소상인 보호 등 기존 상권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층별 시설이나 상업시설 계획 등에 대해선 시와 마케팅공사, 신세계, 구청 등의 충돌이 불가피해 실무 협상에서 수정, 보완을 거칠 것이고, 협상이 안 되면 파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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