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9회 대전고용포럼이 지난달 27일 대전발전연구원에서 민선6기 대전시 일자리정책 평가와 제안을 주제로 열려 패널들이 종합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우리 경제의 저성장기조 고착, 양극화 심화의 우려 등으로 인해 고용률 70% 달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전고용노동청과 대전시 등은 지역 고용률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의 정책에 맞춰 고용률 로드맵 발표 등 다양한 일자리 창출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또한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사업의 실효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는 대전고용포럼은 대전시의 일자리정책 활성화 방안 모색에 나서고 있다.
대전충남경영자총협회는 지난달 27일 대전발전연구원 2층 대회의실에서 제39회 대전고용포럼 행사를 열고 '민선6기 대전시 일자리정책 평가와 제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대전고용노동청과 대전시가 공동 주최한 이날 고용포럼에서는 남기곤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의 주제(민선6기 대전시 일자리정책 평가와 제안)발표와, 임성복 대전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사례(협동조합의 발전 단계별 육성 전략)발표가 있었다. 본보는 이날 고용포럼에서 제시된 대전시의 일자리정책 활성화 방안 등을 살펴보았다. <편집자 주>
#주제발표 : 민선6기 대전시 일자리정책 평가와 제안
▲ 남기곤 교수 |
우선 대전시 노동시장의 현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대전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장점은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존재와 고학력 인력 풀의 확보를 통해 지식서비스산업 발전 기반이 튼튼하며, 인근에 세종시가 있어 행정중심도시의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제조업 기반이 허약하고, 대기업 유치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애로사항도 가지고 있다. 대전지역의 청년층 고용문제는 심각한 상태다.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실업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많을 뿐만 아니라, 아예 노동시장에 참가를 하지 않는 청년 무업자 층의 규모 또한 크다.
최근 청년층에 적절한 직장을 알선하는 공적인 고용서비스 기능은 취약한 상황이다.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가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육아나 가사 등으로 경제활동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의 공급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그 규모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지역 실정에 적합한 기업유치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력산업과 협력산업의 집중적인 육성이 필요하며, 중소 벤처기업의 유치와 창업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청년층의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인력관리공단 혹은 일자리센터의 도입도 시급하다. 청년층의 취업을 알선하는 고용지원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러한 기구는 단순한 구직알선을 넘어 인턴제, 직업훈련, 직업알선, 사후관리까지 하나의 정책 패키지화하는 전문적인 고용지원 시스템으로 발전돼야 한다.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를 통해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간제 근로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일제와 시간제 근로의 유연한 이동을 통해 출산이나 육아의 문제로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하고, 비교적 단순한 업무의 경우 시간제 근무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여성층과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 대전시의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모든 조직과 기구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요하다.
#사례발표:협동조합의 발전 단계별 육성 전략
▲ 임성복 연구위원 |
대전시는 최근 협동조합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18년까지 500개의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1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협동조합이 설립돼 정상적인 성장을 통해 본래의 설립취지에 부합하는 성과를 창출해 내기 위해서는 각 협동조합 유형별로 구분해 발전단계별로 세분화된 육성전략을 마련해 지원해야 한다. 협동조합의 유형은 크게 소비자협동조합, 직원협동조합, 사업자협동조합, 다중이해관계자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보건의료사회적협동조합 등 6개로 구분되며, 이들 협동조합 유형별로 발전단계를 초기단계 등 4개 단계로 구분해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
우선 초기단계에는 협동조합 추진조직 및 제도의 정비, 지역단위에서의 협동조합의 방향 설정,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 국내 각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협동조합의 현 주소가 바로 이 시기에 해당되며, 중앙정부와 각 시도 자치단체의 역할이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는 단계다. 정착단계는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사업성패가 결정되는 시기로 여러 발전단계 가운데 가장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필요한 중점지원 사항은 협동조합 설립 촉진을 위한 조세 및 금융 지원, 협동조합 운영 컨설팅 지원, 협동조합의 공공시장 진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협동조합의 판로조성을 위한 협동조합간 협력 촉진 및 협동조합기금 조성 등을 들 수 있다. 성장단계는 협동조합이 본격적인 사업목표 달성과 관련해 성과지표를 창출해 내는 시기다. 사업의 폭과 깊이를 얼마나 집중해 내느냐에 따라 폭발적인 성과를 도출해 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확산단계는 시민의 이해와 관심, 참여를 촉발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감으로써 협동조합의 성공순환 구조를 창출해 내는 완성단계다. 이러한 과정에서 협동조합의 유형별 운영모델이 세분화돼 구체적인 내용에서 적용될 때 보다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지정토론 및 종합토론
▲정현모 교사=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망 산업분야의 인력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청년층 고용상황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해 '2014년 유망직업'을 조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유망직업 1위로 선정한 바 있고, SW 전문인력은 기업이 요구하는 인력 수요보다 8.8% 정도가 부족하다고 발표했다. 대전은 카이스트와 ETRI, 대덕 R&D특구 등 소프트웨어 분야의 풍부한 인프라가 형성돼 있는 만큼 SW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인력양성센터를 설립해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청년층 취업을 알선하는 고용지원 인프라 개선을 위해 각 고용 관련 기관이나 직업교육기관, 경제단체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고용지원시스템을 통합해 구인·구직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포털기능의 시스템과 이를 운영하고 관리할 센터의 설립도 필요하다.
▲이종철 사무관=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 10만개 창출을 통한 고용률 70% 조기 달성을 위해 일자리창출을 민선 6기 시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18개 분야 191개 사업 추진으로 고용을 확대하고, 기업유치 등 민간산업부문 일자리 발굴 및 기업 맞춤형 일자리지원에 중점을 둬야 한다. 또 일하기 좋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을 위한 인프라 확충과 지역기업-청년 미스매치 완화대책 추진 및 유망기업 탐방확대 등이 필요하다.
아울러 지역산업 기반 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 등 특화된 인력양성 추진, 경력을 활용해 재취업이 가능한 인력양성 프로그램 집중개발·운영, 고경력 과학기술인 참여 학교 과학교육 멘토링 등을 강화해야 한다. 청년층 취·창업 등 일자리지원을 위해서는 협업체계 구축 및 헤드쿼터 전문기관 설립, 산학연 등 네트워크 구축 및 청년 희망 일자리 프로젝트 추진, 기업연계 지역 인재간 미스매치 해소로 청년고용 확대가 시급하다. 이밖에도 기업 및 생산제품 온·오프라인 판로개척 지원으로 사회적 경제기업 활성화 촉진과 지속 가능한 생태환경 조성으로 질적 개선 및 성공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
▲정선기 교수=일자리 창출 문제는 단순히 지자체의 지원에 의해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민간 경제의 활성화와 긴밀하게 관련된다는 점에서 공적 지원의 한계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효과적인 지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 우선 일자리 문제는 민간 경제 및 시장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책적 개입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기업 유치와 같은 민간 기업의 유인을 위한 수단들(세제 혜택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준비해 정책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또한 대전과 같은 대도시는 단순히 굴뚝 경제 유치와 같은 방식으로 해결될 수 없는 만큼 지역의 우수한 IT, CT 인프라를 활용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아울러 지나친 정책의지는 자생적인 협동조합의 움직임을 왜곡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는 만큼 사회적 기업들의 자율성이 확보되도록 지역의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배양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으로 지역에 산재해 있는 다양한 일자리 관련 기관을 한 곳에 모으고, 상시적으로 모든 일자리 관련 지식·정보와 상담을 제공해 지역민의 구직에 도움을 주는 '일자리 원스톱 서비스센터'를 만들어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원표 팀장=대전지역 협동조합의 절반 이상이 사업자협동조합로 이들 대부분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소상공인)으로 이뤄져 있다. 이처럼 사업자협동조합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산업구조의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3년 통계를 보면 전체 취업자의 22.5%가 자영업자이며, 이들 중 74%가 고용원이 없이 가족만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상당수가 3년 만에 폐업을 하는 등 한국에서 자영업의 문제는 심각한 편이다.
자영업자들의 문제가 협동조합으로 해소되려면 이에 맞는 인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협동조합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만연한 자영업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협동조합 인재양성'이 당면한 중요한 과제가 된다. 여기에 청년실업문제를 결합하면 매우 좋은 고용정책이 될 수 있다.
즉, 협동조합 청년인턴제 등을 도입해 청년들에게 협동조합에서 일할 수 있는 비전과 역량을 심어주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자협동조합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자영업의 문제 해소와 동시에 청년실업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리=박전규·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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