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수목원 개장이 최장 6년 연기된 데에는 정부 의지를 떠나 지역 민·관·정의 미온적 대응이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MB정부 수정안 논란 속 2017년까지 한차례 연기는 뒤로 하더라도,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또 다시 4년 연기 결정에도 별다른 대응을 못했기 때문이다.
지역 민·관·정이 제기할 수있는 정상 개장 사유 및 논리가 충분했던 만큼, 이를 바라보는 지역민의 공분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시민 홍모씨는 온라인 카페를 통해 “지금부터 해서 2018년에는 완공되야 원안에 가까운 거지, 내년 착공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했고, 김소영(36·첫마을)씨는 “아직도 2021년 연기 사실을 모르는 시민들도 많다. 정부의 탁상행정은 그렇다치고, 이에 대응하는 지역 기관들의 태도도 아쉽다”는 쓴소리를 했다.
실제로 최초 2015년 개장 구상은 행복도시 초기 활성화 및 인구유인 효과 극대화 목표에서 출발했다.
결과를 떠나 올해 11월 기준 계획인구상 5만여명 유입 지연과 시민들의 문화체육 인프라 갈증 폭발 현실과 중복되는 부분이다.
경기 포천 국립수목원 1일 평균 방문객을 최대 10배 이상 뛰어넘을 것이란 초기 분석을 생각해도, 4년 연기는 세종시 정상 건설 흐름에 뼈아픈 현주소다.
정부가 그동안 수차례 정부과천·서울청사 및 전국 주요 도시 방문을 통해 약속한 행복도시 미래인 만큼, 정상화 촉구 명분도 분명했다.
산림청과 행복청만 기획재정부 등 중앙정부를 상대로 시기 조정 요구를 줄기차게 진행 중이다.
산림청·행복청 관계자 모두 “결과적으로 시민과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돼 아쉽다”며 “중앙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최대한 단축토록 노력할 것”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해찬 의원실 관계자는 “세종시와 행복청, 국회의원실 등 지역 민·관·정이 국책사업 지연에 긴밀히 대응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정주여건 확보가 핵심 현안으로 급부상한 만큼, 다음달 2일 세종시 지원위원회부터 시기 단축 노력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춘희 시장은 “내년부터 착수한다 하니, 이제라도 속도를 내도록 예산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고, 김수현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도 “금개구리 보전 문제가 수목원 개장 연기로 이어졌다는 정부 주장은 억측이다. 국책사업 정상화를 촉구하는데 힘을 모으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세종=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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