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받고 있는 권선택 대전시장이 26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대전지방검찰청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성희 기자 |
6·4 지방선거 당시 불법선거운동 혐의를 받고 있는 권선택 대전시장이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권 캠프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확인하고 검찰에 고발, 수사한지 4개월만이다.
권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대전지방검찰청 출석에 앞서 취재진에게 “이 사건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고 대전시정이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입장 표명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할 말 해야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권 시장은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어떤 목표를 갖고 이렇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고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하나의 진실이 99가지의 거짓을 이긴다”며 검찰 수사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사실과 증거에 근거하지 않은 억측과 소문으로, 대전의 여론 분열을 가져와선 안된다”며 “시민 여러분께 불안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그러면서 “검찰수사에 당당히 임하겠다. 시민 여러분의 선택이 올바르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권 시장에게 금품 살포와 포럼 설립을 통한 사전선거운동 등에 관해 공모했는지, 직접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집중추궁했다.
특히 권 시장의 최측근인 김종학(51) 대전시 경제협력특별보좌관이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을 설립해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포럼 회원들로부터 특별회비를 거둬 선거비용으로 사용한 혐의에 대해 캐물었다.
또 전화홍보 선거운동원 77명에게 지급된 4600여만원의 불법 선거자금 등 선거 캠프 관계자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지시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이날 권 시장이 소환된 대전지검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야당탄압저지대책위원장인 이종걸 의원과 박범계 의원, 선병렬 전 의원을 비롯해 새정치민주연합 대전지역 위원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검찰에 출석한 권 시장은 곧바로 공안부 조사실로 직행했고, 이종걸 의원과 박범계 의원은 박민표 대전지검 검사장과 면담을 갖고 “야당 불이익이 없도록 공정한 수사를 할 것”을 요구했다.
이미 5명이 구속된 이번 사건 전반에 권 시장이 관여했는지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여건에 따라 권 시장은 이날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검찰은 소환조사 내용과 그동안 확보한 증거들을 분석한 뒤 조만간 권 시장을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재판을 통해 권 시장이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은 무효가 된다.
한편, 이날 대전지검 정문 앞에는 권 시장 지지자 200여 명이 나와 '권선택 힘내라', '기획수사 중단하라'고 외치며 권 시장을 응원하기도 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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