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가 원안 통과에 총력을 기울이는 사안이지만, 정작 의회 내부에서는 의원별 의견 대립으로 심의 자체가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이다.
충남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충남도 공무원 이주지원비 지원조례 일부 개정조례안', '충남도 행정기구 및 정원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심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행자위는 전날 오후 늦게까지 여야 의원들이 모여 난상토론을 벌인 끝에 두 조례안에 대한 심의를 무기한 미루기로 했다.
충남도는 2012년 12월 대전에 있던 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그동안 공무원 1인당 이주지원비 20만 원을 지원해 왔다. 당초 2년간 지급키로 했었는데 도는 개정조례안에 지급기한을 2년 더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무원들의 복지 향상과 사기진작을 위해서다.
이에 대한 의견은 둘로 나뉜다.
신재원 의원(보령1)은 “아직 정주 여건 미흡으로 공무원들이 삼중고를 겪고 있어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이주지원비 지원과 버스 운행 연장이 필요하다”며 “경북도청의 경우 매월 30만원씩 3년간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홍성, 예산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내포신도시 조기 정착을 위해 이주지원비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접점을 찾기가 난망해 보인다.
조직개편안도 마찬가지다.
충남도는 국과 증설 없이 조직운영 건전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직개편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11실·국 53과 232팀 체제에서 1과 6팀을 줄이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이에 대한 문제점을 줄기차게 제기하고 있다.
조길행 의원(공주2)은 “통합정원에 해당하는 직원들의 소속감 결여가 반감이 팽배하다”고 꼬집었다.
김홍열 의원(청양)도 “물과 기름인 농업기술원 연구, 기술직을 어떻게 한데 묶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도의회가 두 조례안에 심사 시기를 연기한 것은 의회 내의 갈지자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집행부가 공을 들이는 사안인 만큼 의회에서도 가부 여부를 떠나 제대로 된 논리로 대응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도의회 관계자는 “두 가지 사안이 중대하고 의원끼리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조율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하지만, 이번 회가 끝나는 다음달 15일까지는 가결되든지 부결되든지 결판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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