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자고택 대전시-동구 힘겨루기

市, 문화재 이전땐 가치상실…區, 사업성 떨어져 이전시급

대전시와 동구가 소제구역 주거환경 개선사업지구 내 위치한 송자고택 이전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동구는 소제지구 사업성을 위해 송자고택을 이전해야 한다고 보는 반면, 대전시는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이유로 이전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26일 대전시와 동구에 따르면 소제지구는 지난 2006년 6월 30일 소제구역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으로 지정ㆍ고시 됐으며, 총 35만 1400㎡(10만 6299평)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사업기간은 오는 2018년 12월까지다.

하지만 2009년 9월 30일 사업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영악화를 이유로 사업을 중단한 이후 현재까지 방치되고 있다.

동구는 소제지구가 방치되고 있는 이유로 사업지구 내 위치한 송자고택을 꼽고 있다. 송자고택은 대전시 문화재자료 제39호로 문화재 심의사항인 반경 200m 층고 제한(5층 이하)은 물론, 송자고택이 소제지구 가운데, 즉 노른자 땅에 위치해 그만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동구는 LH가 사업을 중단한 것은 재정악화도 있지만 사업성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 송자고택을 남간정사 주변으로 이전해 줄 것을 2006년과 2011년, 최근에는 지난 7월 28일 권선택 시장 초도 방문 때 건의했다.

동구 관계자는 “송자고택은 현재 관리자가 없어 관리 소홀로 훼손의 우려도 높고, 관람도 불가능한 상태”라며 “장기간 사업이 지연됨에 따라 원주민의 재산권 행사제약과 공가 발생으로 해당 지역이 슬럼화되고 있다. 남간정사 주변으로 이전해 이곳을 역사문화공간 및 유교문화벨트로 조성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전시는 역사현장으로 보존이 필요해 이전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미 2008년 7월 16일 송자고택 주변을 공원화해 개발하는 등 더 좋은 방향으로 나가도록 해야 한다는 문화재위원회 심의결과가 있었고, 문화재는 원래 있던 자리를 벗어나면 기본 가치를 상실하지만 공원으로 개발하면 가치를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관람은 소유자가 따로 있기 때문에 우선 협의가 돼야 한다. 하지만 소유자가 관람을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기 때문에 원한다면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본적인 관리는 시에서 지속적으로 하고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답했다.

LH 관계자는 “앞서 송자고택을 유지하는 것으로 사업계획을 세웠다. 송자고택을 옮긴다고 사업성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며 “동구는 대동2지구, 소제지구, 구성2지구, 천동3지구 등 4개지구를 추진하고 있는데, 규모가 너무 크다. 규모를 축소하거나 기반시설 지원금을 추가로 지원해 주면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동구는 규모 축소는 1㎡도 안되고, 기반시설지원금 추가 지원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앞으로 협의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사업이 추진될 수도 있고, 계속 지연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성직 기자 noa7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