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 꽃시계 '혈세먹는 흉물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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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역 꽃시계 '혈세먹는 흉물될라'

원도심활성화 취지 무색… 노숙인들 화장실로 전락 매년 수천만원 투입예상

  • 승인 2014-11-25 17:58
  • 신문게재 2014-11-26 7면
  • 정성직 기자정성직 기자
▲ 대전역 광장에 조성된 꽃시계가 노숙인들의 모임 장소로 이용되며 시민들이 접근을 꺼리고 있는 가운데 25일 노숙인들이 꽃시계와 노래비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br />이성희 기자 token77@
▲ 대전역 광장에 조성된 꽃시계가 노숙인들의 모임 장소로 이용되며 시민들이 접근을 꺼리고 있는 가운데 25일 노숙인들이 꽃시계와 노래비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대전시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설치한 대전역꽃시계가 제 기능을 못하고 흉물화 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꽃시계가 오래 전부터 노숙인들의 모임 장소로 변질된 '대전사랑 추억의 노래비' 인근에 설치돼 당초 취지와는 달리 노숙인들의 화장실(?)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25일 대전시와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대전역꽃시계는 총사업비 4억 731만원을 투입해 대전역 광장~목척교~중앙로 일원 1.12㎞를 꽃특화거리로 조성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설치됐으며, 사업은 다음 달 11일까지 진행된다.

대전시와 한국철도공사는 사업이 완료되면 해당 지역에 사람들이 모이면서 침체된 원도심을 활성화 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노숙자들의 모임 장소로 변질된 노래비 인근에 꽃시계가 설치되면 자연스럽게 주변 환경이 정화되면서 노숙자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꽃시계가 완공된 지 3개월 여가 지났음에도 주변 환경은 정화되지 않았고, 노숙자들 중 일부는 꽃시계 안에 대·소변을 보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반 시민들은 꽃시계 주변으로 가기를 꺼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효과가 없음에도 매년 투입돼야 할 유지비도 문제다.

올 해까지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업체가 꽃시계를 관리하지만, 내년부터는 대전시에서 매년 유지·관리비를 투입해야 한다.

시는 내년 유지·관리비 중 재료비(생화 구입비 등)만 4000여 만원을 편성, 매년 수천만원이 유지·관리비로 투입될 전망이다.

이처럼 대전역꽃시계에 매년 수천만원의 혈세가 투입됨에도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기 힘들어 혈세먹는 흉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한국철도공사 측은 대전시에 노숙자 문제 해결을 지속적으로 협조 요청했고, 노래비를 기증한 우송대에도 노래비를 다른 곳으로 이전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대전시는 노숙자들에 대해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노래비를 옮기는 문제도 우송대는 예산이 투입돼야 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노숙인들을 강제로 오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계도를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해가 떨어지면 포장마차까지 꽃시계 앞으로 와서 영업을 하고 있다. 관계기관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노래비에 모이는 사람들 중 노숙인은 별로 없다. 대부분 집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똑같은 사람들이 계속 오는 게 아니다. 서울에서 오는 사람들도 있고, 지방에서 온 사람들도 있는 등 유동적이어서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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