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무엇이 궁금하십니까]내 아이의 키, 어떻게하면 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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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무엇이 궁금하십니까]내 아이의 키, 어떻게하면 클까

칼슘·단백질 섭취 충분히 하고비타민D로 구루병 등 막아야 성장판 자극시키도록 움직이고 8시간 이상·밤10시 전 취침을

  • 승인 2014-11-24 14:02
  • 신문게재 2014-11-25 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요즘 부모들은 자식들 키에 대해서 상당히 관심이 많다. 아직 돌도 안된 아이를 비교하면서 우리 아이가 다른 집 아이보다 크다고 하면 왠지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조금은 웃기기도 하고 유치한 듯 하지만, 그만큼 요즘 부모들은 자식들 키에 민감하다. 자식이 주변 친구들보다 작다고 느껴지게 되면 왠지 불안해 하고 뭔가 키를 크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한번쯤은 생각해보게 된다. 농구, 줄넘기 같은 운동도 시켜보고, 좋다는 영양제도 사먹여보고 한다. 하지만 결과가 생각보다 신통치 않아 많이 속상해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부모들에게, 특히 엄마를 더 속상하게 하는 말이 있다. 옛날 어르신들 말씀에 “엄마가 커야 아이가 크다”라는 말이 그것이다. 이미 결혼을 하고 자식을 둔 부모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 말은 전혀 틀린 말도 아니지만, 맞는 말도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부모가 커야 아이가 크다”라는 말이 맞다. 의학적인 관점에서 아이들 체격의 80%는 유전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이를 이용해서 우리 아이의 예측 키를 계산해 볼 수 있다. 공식은 다음과 같다.

남아: (아빠키 + 엄마키)/2 + 6.5 (㎝)

여아: (아빠키 + 엄마키)/2 - 6.5 (㎝)

다소의 오차범위는 있겠지만, 계산해보면 대략 비슷한 수치가 나온다. 물론 어디까지나 유전적인 요인만 고려한 수치다. 80%가 유전적인 요인을 따른다면, 나머지 20%는 어떤 요인이 있을까? 영양, 운동, 수면 등, 바로 환경적인 요인이다. 유전적인 요인은 불가항력적이기 때문에, 아이의 키를 조금이라도 키우기 위해서는 환경적인 요인을 신경써야 한다.

우리 아이가 얼마나 클 것인가는 유전적인 요인도 중요하지만 환경적 요인도 중요하다. 부모들의 최고 관심사인 아이들 키성장에 대해 바로세움병원 정형외과 김경훈 원장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가장 중요한 환경적 요인은 무엇?=당연하지만 가장 중요한 환경적 요인은 영양섭취다. 그중에서도 뼈의 주성분이 되는 칼슘, 단백질, 비타민D가 중요하다. 인스턴트식품과 같은 과량의 탄수화물과 지방 성분은 소아비만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탄산음료의 인(P)성분이 칼슘의 흡수를 막는 것은 맞지만, 인산 자체가 몸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실제로 체내 인산의 90%는 뼈에 저장된다.) 탄산음료가 안좋은 이유는 과량의 설탕과 산성 성분이 비만, 충치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칼슘이 많은 음식은 뼈째먹는 생선이 대표적이다. 녹색채소에도 칼슘함량은 많지만, 칼슘흡수를 저해하는 성분들이 많아 그리 효과적이진 않다.

단백질은 우리몸의 가장 중요한 성분이다. 성장기 어린이들에게는 육류보다는 어류가 좋다. 머리가 똑똑해진다는 DHA, 불포화지방산이 함유되어 있어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어류에 포함된 비타민D 때문이다. 비타민D는 햇빛을 받으면 우리 피부에서 자연적으로 생성을 시킨다. 햇빛에 자주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어린이들은 햇빛을 볼 기회가 적다.

과거에는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를 다녀오면 점심은 집에서 먹었다. 그 이후의 오후 일과는 친구들과 해질때까지 신나게 뛰어노는 것이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실내에서 생활한다. 어린이집, 유치원 모두 점심까지 먹여가며 데리고 있다가 네다섯시나 되어서야 집으로 온다. 설령 집에 일찍 오더라도 근처 놀이터에 가면 친구도 없다. 오히려 실내놀이터, 키즈카페 등이 인기다. 실내생활만 반복되면 서서히 비타민D 결핍이 올 수 있다. 그 외에 모유수유를 1년 가까이 오래하거나, 이유식이 늦는 경우에도 비타민D결핍은 발생할 수 있다.

바로세움병원 김경훈 원장은 “비타민D가 심하게 결핍되면 구루병이 생겨 다리가 활처럼 휘어지는 변형이 오기도 하므로 단백질과 더불어 비타민D의 섭취는 성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조언했다.

▲운동과 수면도 중요=그밖의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운동, 수면 등이 있다. 운동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어느것이라도 상관없다. 적당히 근력을 쓰면서 관절에 있는 성장판을 자극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충분하다. 수면은 8시간 이상 충분히 하는 것이 좋으며, 9시에서 10시 사이엔 잠이 드는 것이 좋다. 성장호르몬이 자정에서 새벽 1시경에 왕성히 분비되기 때문에, 늦게 자는 아이는 호르몬 분비가 저하될 수 있다.

성장호르몬은 우리몸의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성장호르몬은 뼈의 말단에 위치한 성장판을 자극해서 길이 성장 및 부피성장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어린이 키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1년에 4 정도 크게 되며, 사춘기에 접어들어서는 남녀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6~8까지 크게 된다. 이 시기에 키가 잘 클 수 있게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며, 키가 잘 크지 않는다던지, 너무 많이 크는 경우에는 호르몬 불균형을 유발하는 질환이 있지 않은지 전문의와 상의해 봐야 한다.

키성장과 관련해서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뼈나이(bone age)'에 관한 얘기다. 누구나 한번쯤 '뼈나이'라고 들어본 적은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해서 뼈에 나이가 있다고 생각하면 되고, 역연령(생활 연령)에 비해 뼈나이가 많을 경우 나이보다 성장판이 일찍 닫히게 된다고 이해하면 된다. 뼈나이는 대부분의 아이들에게서 역연령과 같으나, 항상 같을 순 없고 수개월 내지 1~2년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므로, 뼈나이가 많거나 혹은 적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현대의학으로는 성장판을 늦게 닫히게 하는 방법은 없으며, 성장판이 열려있는 기간동안 성장호르몬을 투여해 키성장을 촉진시키는 것이 유일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항간에 성장판을 늦게 닫히게 해준다며 식약품을 판매한다던지, 아이들을 기계에 매달아 거꾸로 세우거나, 팔다리를 당겨주는 운동은 전혀 의학적인 근거가 없는 이야기이며 오히려 관절 및 성장판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경훈 원장은 “자기 아이가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컸으면 하는 마음이야 요즘 모든 부모님들의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가 싫다는 운동을 시키고, 잘못된 식약품을 억지로 사먹이거나 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육체적인 고통이 될 수 있다”며 “실제로 잘못된 의학지식을 가지고 오히려 아이들에게 고통이 되는 치료를 하는 부모님들을 여러번 봤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뛰어놀면 아이들은 클 만큼 크게 되어 있다. 부모님들께서는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서 외적인 성장보다는 내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격려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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