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고흥 팔영산과 평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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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고흥 팔영산과 평촌마을

여덟 봉우리는 안다, 우리가 삼삼오오 즐거운 까닭을

  • 승인 2014-11-20 13:43
  • 신문게재 2014-11-21 14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먼 옛날, 중국 위왕의 대야에 여덟 봉우리가 비쳤다. 이에 감탄한 위왕은 이 산을 신하들에게 찾게 했고, 여덟 봉우리 산에 몸소 납셨다. 위왕은 두 눈에 펼쳐진 산의 장관과 위용에 제를 올리고 이름을 지었다. 바로 팔영산(八影山)이다.

전라남도 고흥군에 위치한 팔영산은 정상에 나란히 솟은 여덟 봉우리의 비경으로 유명하다. 고흥의 수많은 비경 중 가히 으뜸이라 칭할 만큼 장관이다. 또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다도해해안의 절경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답다. 날씨가 좋은날에는 다도해에서 떠오르는 장엄한 일출도 볼 수 있다. 팔영산은 볼거리만 갖추고 있지 않다. 볼거리, 체험거리, 힐링의 3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다. 팔영산 자연휴양림으로 떠나보자.

팔영산 아랫자락에 위치한 평촌마을이 등산객과 관광객을 처음으로 맞이한다. 10가구 13명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이다. 작지만 아담한 멋을 보여준다. 마을 안의 길은 '정담길'로 불린다. 돌을 쌓아 만든 담벼락은 운치를 더해준다. 다른 명품마을과 같이 집 외벽에 그려진 벽화도 평촌마을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다. 몇 안 되는 집 대문에는 독특한 나무 명패가 달려있다. '담쟁이 넝쿨집', '평촌우물 앞집' 등 주택의 특징을 담고 있다. 정담길을 걷다보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 미소를 머금게 된다. 단, 정담길이 조금 짧아 아쉬울 수도 있다.

평촌마을에선 모시송편을 만드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사람들이 모시송편을 오래전부터 즐겨 먹었다고 한다. 모시송편 만드는 것을 체험프로그램으로 특화시킨 것이다. 평촌문화어울터 앞마당에서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모여 모시송편을 만든다. 예쁘게 모양낸 송편을 1시간 정도 냄비에 쪄내면 먹음직스런 모시송편이 탄생한다. 바로 먹을 수도 있고 포장해 직접 갖고 갈 수도 있다. 선물용으로도 딱이다.

평촌마을을 나서 서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능가사가 보인다. 이 절은 신라 눌지왕 3년에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창건 당시엔 '보헌사'로 이름지었다 한다. 한때 신라 10사찰로 꼽힐 만큼 규모가 컸지만 임진왜란 당시 불타고 말았다. 현재 건물은 대부분 근래 복원작업을 거쳐 새로 지은 것들이다. 지금도 복원공사가 한창이다. 웅장한 대웅전과 보물 제1557호인 능가사 동종 등을 볼 수 있다. 대웅전은 건물 방향이 입구에 맞춰 북향으로 되어 있다. 정면 5칸, 측면 3칸의 규모다. 기둥은 약간 거칠게 다듬은 배흘림 형태다.

능가사를 나와 서쪽으로 더 가면 우리의 폐를 정화시켜줄 '편백숲'이 기다리고 있다. 도보로는 좀 먼 거리지만 미리 심호흡 운동을 “후후” 하며 가는 게 좋다. 편백숲에선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와 편두통 등이 사라지고 답답했던 마음도 뻥 뚫린다. 편백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 덕분이다. 편백나무는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다. 피톤치드, 일명 나무냄새는 나무가 해충이나 벌레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물질이다. 사람에게는 스트레스 해소와 심폐기능 강화, 아토피 완화 등 백점만점의 효과를 준다. 편백숲 코스는 3.5km 정도며 시간은 1시간 정도 걸린다. 피톤치드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꼭 시간에 맞춰 가는 게 좋다.

팔영산 등산은 총 4개의 코스가 있다. 제1코스는 능가사에서 출발해 마당바위를 거쳐, 1봉에서부터 8봉을 등반하는 등산로다. 2코스도 능가사에서 출발하는데, 마당바위가 아닌 탑재와 샘터를 거쳐 8봉으로 직행한다. 3코스는 평촌마을 앞 휴양림매표소에서 8봉으로 바로 간다. 마지막 4코스는 영남중앙초등학교에서 탑재, 샘터를 거쳐 8봉으로 가는 길이다. '어떤 코스가 제일 좋다'고 추천하기 힘들 만큼 모든 등산로가 제각각의 장점을 갖고 있다. 시간이 된다면 자주 들러 한 코스씩 정복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떤 등산로든지 해발 608.6m인 팔봉산을 오르다 보면 산자락 아래 징검다리처럼 솟은 다도해의 섬들을 볼 수 있다. 또 팔영산의 하이라이트, 여덟 봉우리를 눈앞에서 보게 되면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가는길=자가용으로 약 4시간 40분 정도 소요된다. 호남고속도를 타다 주암 IC에서 빠져나와 27번 국도를 타고 고흥 연봉교차로까지 간다. 이곳에서 855번 지방도를 따라 점암면 소재지, 강산삼거리 등을 지나면 휴양림 입구에 도착한다. 연봉교차로부터 이정표가 잘 돼있으니 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머물곳=팔영산 중턱엔 '숲속의 집'과 '산림문화휴양관'이라는 펜션이 운영되고 있다. 고흥군에서 관리한다. 숲속의 집은 12동, 산림문화휴양관에는 8개의 방이 있다. 숙박을 원하면 팔영산자연휴양림 홈페이지(http://www.paryeong san.com/)에서 예약하면 된다.

휴양관 8동 주말·성수기 5만원 주중 3만5000원 / 산막 5동 주말·성수기 7만원 주중 4만9000원 / 휴양관 1동 주말·성수기 10만원 주중 7만원 / 산막 2동 주말·성수기 12만원 주중 8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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