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동구의회와 주민들에 따르면 주민들은 17일부터 '한현택 구청장의 고소ㆍ고발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며, 의원들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은 채 사태 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주민들과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밤 9시까지 장시간 협의를 진행, 이장우 국회의원과 한현택 구청장, 류택호 의장, 주민자치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인정하고, 감정적으로 풀 것이 있으면 풀고 끝내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쳤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한 구청장에게 자리가 마련되면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고, 한 구청장도 흔쾌히 수락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 지 류 의장이 입장을 번복하면서 해당 자리는 무산되고 말았다.
이준학(60ㆍ삼성동)씨는 “국제화센터는 시작부터 잘못됐다. 동구가 대학교가 없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인근 우송대학교에서 우송어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며 “우송대도 국제화센터를 짓는 것보다 자신들에게 운영을 맡겨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정이 이러한데도 당시 의원들은 국제화센터 건립을 찬성, 혈세는 혈세대로 낭비되고 결국 이 지경까지 왔다”며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면 근본적인 것을 바로 잡아야지, 이미 부결된 사항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호(54ㆍ가오동)씨는 “이장우 국회의원이 막판에 자리에 안 나온다고 한 걸로 알고 있다”며 “류 의장이 입장을 번복한 건 뒤에 이장우 국회의원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주민들은 끝까지 해당 안건의 상정을 저지한다는 입장이며, 류 의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끝까지 안건을 상정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류 의장은 “주민들이 낸 세금을 주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일을 하고 있는데, 이걸 막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의회에 모인 주민들은 순수하게 모인 사람들이 아니다. 누군가 고용해서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류 의장은 또 “17일 협의한 내용은 주민들의 이야기처럼 그런 내용은 전혀 아니었다. 입장을 번복한 것이 아니다”며 “앞으로 주민과의 협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시회는 15일간 열 수 있기 때문에 오늘이 안되면 내일하면 된다”며 “조례에도 질서유지를 위해 경호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는 만큼 이 부분도 고려해 볼 것”이라고 했다.
한현택 구청장은 “직무유기, 배임 등 잘못한 것이 없다. 의회에서 고발하면 대처할 것”이라며 “다만 아쉬운 점은 동구의 사정상 집행부와 의회가 힘을 합쳐야 하는 시기에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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