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대한 갈망이 커 출산뒤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하고 기차안과 대학 실습실에 유축기를 갖고 다니며 수업을 들었어요.”
대전 둔산동 타임월드백화점 인근에서 100평대 자신의 이름을 딴 미용실을 운영하는 이인영(39·사진)원장.
뷰티업계에서 자신의 목표를 차근 차근 실천해 가는 그는 6살 아들을 둔 억척 아줌마다. 자신의 인생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노력한 결과 어느 새 그 꿈을 하나씩 실현해 가는 그를 보면 당찬 구석이 있다.
“추운 겨울에 아이를 낳았는데 모발과학 공부욕심에 산후조리도 충분히 못한 채 서울행 새벽기차에 몸을 싣고 강의듣고 오면 밤 12시였지요. 일 때문에 아이와 오랜시간 같이 있어주지 못해 미안할 때가 많아요.”
그는 초등학교때 미용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고 고교 졸업후 바로 그 꿈에 도전해 자격증을 취득했다. “입시 위주의 학교 수업이 무의미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꿈을 이루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런 그에게 시련이 닥쳤다. IMF 경제위기때 가세가 기울자 미용사의 꿈을 잠시 접고 생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청주의 대기업 반도체 공장에 취직해 집안 생계에 보탬을 줬지만 그때 자신 명의로 발급된 신용카드가 집안일에 쓰이면서 신용불량자가 됐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일어섰다. 미용사라는 애초 꿈을 찾기로 했다. 한 겨울 냉방에서 지내고 쌀이 없어 친구 집에서 쌀을 빌려 먹기도 했다. “그때는 하루하루 벌어 살아가는 하루살이 인생이었지만 꿈이 있어 행복했어요. 제 꿈이 이루어질 거란 믿음이 있었죠.”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며 실력을 갈고 닦으니 자립의 기회가 찾아왔다.
알뜰 살뜬 모은 돈으로 30살때 재건축된 가장동 아파트 단지에서 작지만 자신의 미용실을 오픈할 수 있었다. 그러자 전 미용실에서 인연을 맺었던 자신의 단골고객들이 알음알음 찾아왔다. 이어 둔산동 이마트 앞으로 옮겨 실력으로 둔산 아줌마들의 까다로운 마음을 빼았었다. 3년전에는 둔산 최고 번화가인 지금 자리로 터를 옮겼다. 한때 신용불량자에서 지금은 CEO로 우뚝 선 그를 보면 똑순이가 따로 없다.
그는 자신의 뷰티샵으로 찾아온 단골고객들에게는 예전 가격으로 대한다. 서울과 제주, 무주, 공주에서도 단골고객들이 찾아온단다.
그는 타 미용실에 출장나가 미용업계 후배들을 가르치는 일에도 매진하고 있다. 남은 꿈을 위해서도 달리고 있다. “50세 전에 대학강단에 서서 후배들을 양성하고 전문 직업학원을 꾸려보고 싶어요. 특히 서울 청담동보다 유명한 뷰티살롱을 대전에 만들려고 해요.” 꿈을 향해 달리는 그가 아름다워 보인다.
김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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