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시정비사업이 표류 중이다. 정비구역 지정 후 민간에 의해 주도됐던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무분별하게 추진돼 사업들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며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16일 대전시·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역은 도촉지구, 도정법 등에 따라서 도시환경 31곳, 재개발 85곳, 재건축 45곳, 주거환경 10곳, 도시개발 1곳 등 172곳에서 도시정비사업이 추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구역지정 42곳, 추진위원회 29곳, 조합설립 18곳, 사업시행인가 4곳, 관리처분 1곳, 공사 중 3곳 등이다. 사업이 추진되는 곳만 172개소에 달하는 실정이지만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는 곳은 손에 꼽는다.
사업이 진행되는 곳보다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며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 등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는 곳이 더 많은 게 문제다. 대전시도 도시정비사업의 손질이 불가피함을 알고 사업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주민들 간에도 의견이 갈리는 것도 문제다. 일부 주민은 사업을 추진하길 원하지만 일부 주민은 사업추진 자체에 부정적 의견을 내기도 한다. 일부사업지구는 수년째 사업추진이 안 되며 주민들이 재산권행사 등에 제약을 받으며 늦어지고 일부지구는 건설사들이 적극 사업에 나서며 편차도 크다. 지자체의 무분별한 지구 지정 등도 문제다. 사업추진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오히려 주민불편만 가중시키는 모양새다.
일몰제가 적용되며 사업해제지구도 속출할 전망이다.
일몰제는 지난 2012년 2월 1일부터 기준이 된다. 일몰제는 사업추진 단계별로 사업추진이 지연되면 정비구역 등 사업해제가 가능하다. 정비예정구역에서 정비구역지정 3년, 추진위원회 승인신청 2년, 조합설립 인가신청 2년, 사업시행인가신청 3년 등이다. 정비사업단계별로 일정기간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구청장의 요청에 의해 정비구역해제가 가능하다. 이같은 사업절차를 밟는 사업장 중 상당수가 일몰제 등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현재까지 19개 사업장이 해제됐다.
절차를 밟는 사업장 중 상당수가 사업진척이 안 되면 일몰제가 적용돼 내년 1월 추가로 사업해제지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시간도 부족한 상황이고 대부분 사업도 지지부진해 사업이 해제방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업이 해제되도 매몰비용이 또 따른 문제가 될 수 있다.
사업해제 후 매몰비용도 해결해야 한다. 매몰비용은 재개발, 재건축 사업추진과정에서 추진위원회, 조합 측이 사용한 자금이다. 보통 정비업체나 건설사가 자금을 선 집행해 사업을 추진한다. 자금은 추진위원회 또는 조합사무실 운영비, 설계 등 용역발주 시 사용한다. 사업지구에 따라 사용자금이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
사업추진도 안 되며 주민들의 재산권침해 등 부작용이 이어지는 사업에 대한 옥석가리기에 나서야 한다. 더 나아가 대전 지역의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새판을 짜야 한다는 여론도 크다.
백명흠 대전시 도시재생과장은 “‘도시재정비 촉진계획 변경수립’용역을 진행 중이다. 연말 안에 용역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용역결과에 따라서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실질적 사업이 가능한 곳 등 선별적으로 해제절차를 밟아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