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아니라 지역에서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정간이나 휴간도 없이 60년 가까이 순수 문예지의 전통을 면면이 이어왔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실적이다. -정종명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백수문학은 내게 경이로운 대상이다. 6·25 전쟁의 참화가 채 가시지도 않은 1950년대 중반에 조치원이라는 작은 동네에서 충남 최초의 지역문예지가 창간되고, 30년 가까이 꿋꿋하게 지령을 쌓아가고 있다는 것은 내게 무거울 정도의 외경심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 -지요하 충남소설가협회장
▲ 지역 대표 문학지 '백수문학' 71집이 발간됐다. |
백수문학은 1955년 10여 명의 문인들(백용운, 강금종, 서영석, 동우근 등)이 조치원역 앞 은하수 다방에 모임을 가지면서 발족됐다. 이듬해인 1956년 3월 초판이 나왔다. 이후 60년이란 한국 문예사에 둘도 없는 불가사의한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다.
백수라는 이름의 기원은 이렇다. 복숭아 나무가 봄이 되서 꽃이 펴면 복숭아 동산이 모두 하얗게 변한다. 백수는 복숭아 밭을 상징하기도 하고 순수와 깨끗함을 갖자는 의미에서 백수라는 이름을 갖게됐다. 또 백수라는 것이 정자수 그늘을 말하는데 누구나 쉬어가고 서정이 무르익는 장소같은 문학이 되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백수문학은 한국사회 신문학 80년상 60년이란 탑을 이뤄왔다. 71권의 문집을 내면서 그동안 거쳐간 문인도 20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김동리 선생을 비롯해 구상, 정을병, 이호철, 김규동, 박재삼 등 국내의 굵직한 원로 선생을 비롯해 성기조, 황금찬, 안영진, 나태주, 한병호, 신협 등도 백수문학을 거쳤다.
우리나라 현대사의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가 서울 중심으로 전개돼 온 풍토에서 유일하게 문학이 향토지로 살아남아 현존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번 백수문학 71집에는 '백수를 말하다'라는 기획특집과 집중 조명 작가로 아포리즘 수필작가 최민자의 작품을 조명했다. 아포리즘은 경구나 격억,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기발한 생각이나 기지를 표현한 짧은 글을 일컫는다.
공주 출신의 최민자는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했고 자유문인협회 회원, 현대 수필문학회 회원, 백수문학회 회원을로 활동하고 있다. 시 분야와 수필, 평론, 단편소설, 장편소설 등 다양한 문학 장르를 담고 있다. 성시조, 한병호, 이내무, 김기태, 오소림 시인의 시와 류희열, 노태천씨의 수필, 정안길, 이만재씨의 단편소설 등 풍성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백수문학회는 앞으로 계간지화 노력과 함께 국제 문예지로 성장 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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