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테스트기 편의점·온라인 판매

제약사 유통망 확대 움직임… 지역 약국 매출악화 우려도

“임신테스트기 하나 주세요.” 약국에서의 모습이 아니다. 동네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앞으론 임신테스트기를 동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또 인터넷쇼핑몰에서도 구매가 가능해진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임신테스트기를 비롯한 배란테스트기, 소변검사지, 배란일 검사시약, B형 간염시약 등 체외진단용 제품을 의약품에서 의료기기로 전환하는 '의료기기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지난 10일부터 시행됐다.

그동안 약국과 의약품 도매상에서만 임신테스트기가 판매됐다.

임신테스트기는 약사법이 적용되는 체외진단용 의약품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정안 시행으로 임신테스트기가 의료기기로 전환돼 의료기기 유통·판매업 허가를 받은 편의점과 마트 등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의료기기 유통·판매업체가 입점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판매 가능하다.

제약사들과 편의점, 온라인쇼핑몰은 유통망 확대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세븐일레븐, CU, GS25 등 편의점 체인업체들은 제약사들과 계약을 체결, 편의점용 임신테스트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11번가와 G마켓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임신테스트기 판매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반대로 지역 약국은 매출악화로 이어질까 걱정이 크다. 임신테스트기는 수요량이 크진 않지만 꾸준히 약국 매출에 기여해온 제품 중 하나다.

유성구 궁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임신테스트기가 복약지도가 많이 필요한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개정안을 크게 반대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사람들이 임신테스트기를 동네 편의점과 마트, 인터넷 등에서 편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된 만큼 약국을 찾는 손님들이 줄어드는 건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