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청역 8번 출구 맞은편 지하철 환기구의 위치가 보행자와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항상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성희 기자 |
문제의 장소는 시청역 8번 출입구 맞은편 지하철 환기구.
이곳은 밀폐형(대리석)으로 설치되는 바람에 보행자와 차량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항상 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12일 대전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해당 환기구는 길이 7.3m, 높이 2.1m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난 2010년부터 시민들이 안전상의 이유로 꾸준히 민원을 제기한 곳이다.
대전시와 대전도시철도공사는 시민들의 민원에 따라 대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양 기관이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세운 대책은 고작 2011년 환기구 앞 도로에 과속방지턱을 설치하는 것 뿐이었다.
양 기관은 환기구의 위치를 옮기든 지, 위치 변경이 어렵다면 보행자와 운전자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대리석 구조물을 투명유리로 교체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웠어야 했지만 어찌된 일인 지 추가적인 대책은 마련하지 않았다. 시민 안전을 외쳐대는 정부와 지자체의 구호가 메아리로 그치고 있는 셈이다.
대전시와 대전도시철도공사의 안일한 대처는 결국 지난 5월 20일 해당 환기구 앞에서 보행자가 택시에 부딪히는 교통사고로 이어졌다.
당시 사고는 택시 운전자가 환기구에 가려진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해 그대로 보행자를 들이받아 보행자는 발가락 3개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김모(59·둔산동)씨는 “낮이건 밤이건 해당 환기구 주변을 지날 때 마다 불안해 몇번을 살피고 길을 건넌다”며 “성인들은 그래도 안심이 되지만 어린이 등 나이 어린 학생들이 해당 구간을 건널 때마다 불안하다”고 말했다.
대전도시철도공사는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야 부랴부랴 22개 역사 환기구 중 교차로에 설치된 환기구의 현장조사를 벌이는 등 뒷북행정을 펼쳐 빈축을 샀다.
결국 시청역 8번 출구 맞은 편 환기구가 차량 진입때 밀폐형 환기구로 말미암아 보행자와 운전자 시야를 간섭한다는 결과를 내놨다.
이준희 대전도시철도공사 안전관리팀장은 “조사 결과에 따라 지난 6월 시 건설관리본부에 환기구 주변 교통사고 방지 시설물 보완협조 요청을 했다”며 “내년 본예산에 기존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투명유리로 개선하는 공사비가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는 당초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계획을 세웠지만, 예산이 확보되면 바로 착공에 들어가 빠른 시간 내에 시민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정성직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