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을 3일 앞둔 10일 예산고 3학년 학생들이 시험대비 최종점검을 하고 있다. |
수능 3일 전인 10일 밤 충남 예산고등학교 3학년 교실은 극도의 초조함을 느끼는 학생들의 최종정리가 이어지고 있었다. 26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공부하고 있었지만 화장실을 다닐때조차 인기척이 들리지 않았다.
대전과 충남·북, 세종 등 재수생을 포함한 충청권 수험생 5만7015명의 모습이다. 집중을 위해 교실 외에는 불빛도 꺼져 적막감까지 돌았다. 시험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마는 한 글자라도 더 익히고 한 문제라도 더 맞춰야 한다는 간절함이 얼굴에 오롯이 나타났다.
몇 시간 시험으로 십수년 공부의 결실이 맺힌다는 현실은 수능이라는 말만 들어도 온 몸이 경직되게끔 했다. 남기돈(19)군은 “초등학교부터 공부한 것을 결론짓는 날이 왔다. 좀 더 열심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운 생각도 들고 시험 하나로 12년 공부한 것을 평가받는다고 생각하니 허탈한 생각도 든다”며 “항상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수능은 단순히 이론 공부에 대한 평가일 수 있지만 학생들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간 공부한 것을 증명해야 하고 성적이 잘 나와야 한다. 대학진학을 위한 시험인 만큼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몇 시간에 불과한 수능은 학생들의 미래가 달려있는 중요한 시험이었다.
박기현(19)군은 “수능을 위해 공부했는데 이제 마지막이라고 하니 왜인지모를 아쉬움도 든다”며 “사회적 기업가가 되기 위해 성적이 잘 나와 원하는 학과에 꼭 진학했으면 한다”고 꿈을 밝혔다. 2년 전 다문화봉사활동을 하면서 봉사하는 삶을 살기로 결정했다는 박 군이다.
예산고는 10여년 전만해도 버스를 타고 인근 홍성에까지 가서 수능을 치렀지만 지금은 자신들의 학교에서 시험을 본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피로와 큰 부담이 덜어진 셈이다. 이날 교실을 둘러보니 농촌 특성상 학원이 없어 자율학습에 참여하는 학생이 대부분이었다.사랑하는 제자들을 바라보는 교사의 마음도 타들어간다.
긴장해서 시험을 보면 제 실력도 나오지 않는 법. 3학년 교사들은 수험생들이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종무(52) 예산고 3학년 부장교사는 “학생들이 워낙 긴장을 많이 해 걱정된다”며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수능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제자들의 수능대박을 간절히 기원하는 김 교사는 3학년 학생들을 지도하며 진로결정과 입시에 대한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판단, 내년부터는 진로진학 상담교사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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