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보육대란' 피해가나…시교육청 내년 누리예산 편성

국가지원 기대 분석… 확정은 아냐

경기도교육청이 내년 예산안에 유치원을 포함한 누리과정 예산의 절반 이상을 편성하지 않기로 하는 등 전국적으로 보육대란 확산 우려가 일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교육청이 논란이 된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를 편성해 대전시에 통보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시교육청은 각 시·도 교육청의 미편성 움직임을 의식해 단순히 수요분을 계산해 추산 금액을 통보한 것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대전시 측은 이번 통보 금액을 바탕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5일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대전시교육청은 최근 대전시에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 재원 부담액 589억원을 내년도 예산안으로 책정, 통보했다. 이 금액은 내년부터 3세까지 확대 운영되는 대전의 내년 누리과정 예산안 1310억원 가운데 어린이집 보육료 재원 부담액으로 추산된 590억원 전액과 거의 맞아 떨어지는 금액이다.

대전시는 다만 시교육청의 예산안이 늦게 통보됨에 따라 우선 전년도 기준으로 450억원을 편성했으며, 나머지 139억원은 1회 추경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시교육청에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 재원 부담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한 결과”라며 “시교육청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 통보함으로써 대전의 경우 예정대로 각 어린이집에 보육료를 교부할수 있게 돼 누리과정 중단이라는 보육 대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시교육청이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안을 편성한 것은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누리과정의 국가 지원이 어느정도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기획재정부로부터 교원명퇴수당 명목으로 260억원의 지방채발행을 승인받게 돼 예산 운용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인 것도 한 이유로 풀이된다.

다만 시교육청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를 편성하지 않기로 재천명한 상황이어서 예산 확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예산안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방침과 교육감의 최종 결정이 내려져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