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미확보는 대전현충원 유골을 보관하는 봉안당을 조성하자는 기획재정부 제안과 매장묘역을 조성하려는 국가보훈처의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보훈의 성지인 현충원에 봉안당을 조성하느냐 매장 문화를 지속하느냐가 화두가 될 전망이다.
3일 대전현충원과 김상민 국회의원 국감자료에 따르면 국가보훈처 소속 대전현충원은 2016년 완공을 목표로 2차 묘역개발을 시작했다.
대전현충원 장교와 사병묘역에 국가를 위해 희생한 7만136기의 유골을 안장할 수 있으나, 최근까지 6만 1366기가 안장돼 안장률 87% 수준까지 찼기 때문이다.
지금 추세라면 2016년께 장교와 사병묘역은 만장이 돼 또다른 묘역개발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대전현충원은 현충원 내 갑동 산1번지 일원을 장교와 사병묘역으로 개발하려고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변경을 지난 2월부터 진행해왔다.
하지만, 현충원이 묘역으로 개발하려는 해당 부지는 환경평가등급 2등급의 보존가치가 높은 곳이고, 대규모 절토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때문에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대전현충원이 요구한 24만㎡ 중 11만2500㎡만 묘역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지난 9월 관리계획변경을 승인한 상태다.
대전현충원은 갑동 산1번지 주변 11만2500㎡를 묘역으로 개발해 1만7000기를 더 안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전현충원은 만장을 앞두고 묘역개발이 시급하지만, 관련 예산 161억원이 내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국가에 헌신한 안장 대상자의 화장 유골을 땅에 매장하는 묘역을 확장하려는 국가보훈처 측과 유골을 시설물에 모시는 봉안당을 조성하자는 기획재정부의 생각이 엇갈리는 것.
국립서울현충원은 매장묘역 만장으로 봉안당 시설을 운영 중이나, 1985년 조성된 대전현충원에는 현재까지 봉안당 시설은 없다.
대전현충원 관계자는 “만장에 대비해 묘역 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마무리한 상태로 내년 예산을 확보하는 과정”이라며 “대전현충원에는 아직 부지가 있어 묘역을 개발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우석 대전보건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국가가 정책적으로 장례문화를 바꿔가는 상황으로 현충원도 법률적으로 자연장까지 가능한 만큼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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