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가을철 식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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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가을철 식중독

“여름 지나서 안 상해” 이 한마디가 설사·구토 부른다

  • 승인 2014-11-03 13:52
  • 신문게재 2014-11-04 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날씨가 선선한 가을철에도 식중독이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어 음식점 등의 위생관리와 함께 나들이를 위한 도시락 준비 등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이 지났으니 이젠 괜찮겠지...”하며 자칫 방심하다가는 식중독에 노출되기 쉽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같은 식품을 먹은 사람 중에서 2명 이상의 설사환자가 생기면 원인균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더라도 식중독으로 간주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설사, 구토 및 복통이며 간혹 열이 나는 경우도 있지만 이들 세 가지 증상이 특히 중요하다.

식중독은 크게 세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어 생기는 세균성 식중독과 독버섯, 복어알 등에 의한 자연독(毒) 식중독, 그리고 농약, 중금속 등 화학물질에 오염된 음식으로 인한 화학성 식중독으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식중독이라고 하면 여름철에 발생하는 세균성 식중독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세균성 식중독은 과거에는 주로 5~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였지만 최근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연중 발생하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3년 동안 계절별 식중독 발생 추이를 분석한 결과, 가을철 식중독 발생건수는 연간 평균 61건으로 식중독이 빈번히 발생하는 봄과 여름에 비해 크게 다르지 않아 가을철에도 손 씻기 등 개인위생뿐만 아니라 철저한 음식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하지만 낮 기온이 높아 세균이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은 급속도로 형성되는데 반해, 식중독에 대한 일반인들의 예방의식은 그만큼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설사에 의한 수분 및 전해질을 보충하는 대증요법이 주가 되며, 항생제는 의사의 처방이 있기 전에는 사용하지 말아야한다. 지사제도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되는데, 설사가 있다고 해서 지사제를 먹게 되면 장 속에 있는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지 못하고 병을 더 오래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수분이 모자라므로 환자가 마실 수 있으면 물을 조금씩 여러 번 주도록 한다. 끓인 물이나 보리차에 소량의 설탕과 소금을 타서 먹거나 시중의 이온음료도 괜찮다. 설사가 줄어들면 미음이나 쌀죽 등 기름기가 없는 담백한 음식부터 먹어야 한다. 수분, 비타민, 소금은 필요하지만 과일즙이나 탄산함유 음료는 피하는 게 좋다.

영양분과 수분, 적당한 온도에서 1개의 세균은 몇 시간만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이 세 가지 조건 중 하나가 결핍해도 증식할 수가 없다. 보통 식품에는 영양분과 수분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온도의 조절이 매우 중요한 조건이 된다.

가을에는 단풍놀이나 지역축제 등 야외 나들이가 많아 가을철 도시락 등으로 인한 식중독 위험도 크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품을 청결히 취급하고, 조리 후 가급적 빠른 시간에 섭취하며, 저장이 불가피할 경우 냉각 또는 가열 보관해야 하는데 이를 식품취급의 3대 원칙이라고 한다. 그러나 냉장고를 너무 과신해서는 안 되는데, 그 이유는 냉장·냉동 상태에서도 식중독균은 증식이 억제될 뿐 사멸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생식이나 온도가 부적절하게 조절된 냉장 음식을 피하고 조리 후에는 식사를 바로 하도록 한다. 재료나 조리도구가 오염되지 않은 것을 사용하고 물컵, 숟가락, 젓가락, 접시 등도 끓는 물에 소독한 후에 사용해야 한다.

사람의 건강상태, 연령 등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수 있지만, 한꺼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지 않는 한 식중독은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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