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 원스톱 금융설계 고객서비스 손 잡는다

은행·증권 원스톱 금융설계 고객서비스 손 잡는다

내년 3월, 칸막이 철폐 '공간 일원화'… 은행-증권 정보공유 범위 대폭확대 “방카슈랑스 25% 룰 어긋났다” 보험업계는 강력반발로 단계적 추진

  • 승인 2014-11-02 12:46
  • 신문게재 2014-11-03 10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복합점포 규제 개선방안 발표]

내년 1분기부터 은행과 증권 복합점포 설립이 가능해진다. 정부가 복합점포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은행과 증권의 원스톱금융서비스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특히 은행계 증권사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광범위한 지점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어 큰 수익창출이 기대된다. 금융소비자들은 한 창구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접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보험사들의 강력한 반발에 막혀 반영되지 못했다. <편집자 주>


▲내년 3월부터 은행과 증권사 칸막이 철폐=은행에서 증권사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길이 열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4일 금융규제개혁방안 후속조치로서 복합점포 도입 관련 규제 개선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기존에 복합점포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던 규제들을 대거 완화한 파격적인 개선 방안이었다.

먼저 물리적 공간에 대한 규제 완화로 원스톱(One Stop)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현재 은행과 증권은 서로 다른 점포 사이의 상담공간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 엄격하게 구분했다. 공동상담실에서 은행과 증권 PB들이 동시에 상담하지 못하고, 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할 경우는 금감원과 사전협의를 거쳐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 때문에 사실상 복합점포로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개선방안으로 공동상담실에 칸막이를 제거했으며, 금감원 사전협의절차도 없애는 등 은행과 증권의 물리적 규제가 없어졌다.

은행과 증권사의 정보공유 범위도 대폭 확대했다. 현재는 고객동의로 확보된 고객정보라도 고객정보를 활용할 때 또다시 고객동의를 받아야 하는 건별 동의가 필요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복합점포에서 상담·자문 목적으로 고객동의 시 일정기간 정보교류 허용이 주된 내용인 금융실명법 유권해석변경으로 사라지게 된다.

앞으로는 복합점포를 통해 고객들이 은행과 증권의 통합상담을 통한 질 높은 서비스가 가능해진 셈이다.

▲은행과 증권사 시너지=복합점포로 은행계 증권사들은 은행의 기존 점포를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새로운 신규 고객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지점이 부족한 은행계 증권사들은 은행의 지점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점이 부각도면서 대부분 BIB(점포 내 복합점포)지점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하나대투자증권이 과거 15곳의 BIB지점을 뒀으나 이를 없애고 PIB형태로 바꿨으며, KB투자증권도 10개가 BIB다. 신한금융투자도 은행과 증권이 결합한 PWM센터를 전국에 25개 운영하고 있다.

이런 복합점포들은 고객 중심자사관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고정비용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NH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9월 13일 여의도 우리투자증권 본사 1층에 농협은행 점포를 개설하는 방식으로 첫 복합점포를 선보였다. 앞으로 농협금융은 서울 44개 지점을 가지는 우투증권에 은행 점포를 단계적으로 설치해 복합점포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반기 중 1~2곳의 복합점포를 추가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특히 신설되는 복합점포에는 물리적인 칸막이를 없애고 한 공간 내에서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현재 운영중인 은행의 프라이빗뱅크(PB)와 증권의 자산관리를(WM) 결합한 'PWM'을 앞으로 공동상담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업무 간 경계를 허문다는 계획이다. KB 금융지주도 LIG 손해보험 자회사 편입에 대한 금융당국의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LIG 손보와 KB 국민은행 간 복합점포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객 중심의 설계=복합점포가 활성화되면 소비자들은 한 창구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은행은 증권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또 고객 동의 시에 일정 부분 고객정보 공유가 가능해져 주거래 고객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복합점포를 통해 은행에서 취약했던 중위험 중수익 상품 등 다양한 상품들을 증권사에서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은 선택의 폭이 커졌다”며 “최근 저금리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예금을 취급하던 고객들도 새로운 투자에 관심이 높아져 은행의 영업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복합점포 갈등 '방카슈랑스 25%룰'=금융위원회가 '복합점포' 도입을 발표하자 보험사가 반발하고 나섰다. 금융지주 계열 은행들은 환영하지만 비금융계열 보험사들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은행들은 계열보험사를 통해 보험상품을 취급할 수 있어 방카슈랑스가 활성화 될 것을 기대하지만 보험사들은 방카슈랑스 '25%룰'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반발했다.

금융당국은 갈등이 커지자 보험은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당초 금융위는 은행과 증권·보험·자산운용 등 전 금융권의 점포를 합친 복합점포를 도입하려고 했다.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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