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직 인사적체 해소와 의회 위상 강화가 기대된다는 의견과 분야 별로 핵심사안이 반영되지 않은 '속 빈 강정'이라는 비판이 함께 감지되고 있다.
안전행정부가 30일 입법예고한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인구 10만~15만 시·군·구 부단체장 직급이 4급(서기관)에서 3급(부이사관)으로 상향 조정된다.
전국적으로 21개 시·군·구가 이에 해당하며 충남의 경우 공주시와 보령시, 논산시가 포함된다. 이 안이 국회를 그대로 통과할 경우 충남 15개 시·군 부단체장은 현행 2급(이사관) 1명(천안), 3급 3명(서산, 아산, 당진), 4급 11명에서 2급 1명, 3급 6명, 4급 8명으로 재편된다.
3급 승진 자리가 세 자리가 늘어나 고위직 인사적체 해갈에 도움될 전망이다.
반면, 50만명이 넘는 준 광역도시인 천안시에서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분위기다. 4급 국장급과 2급 부단체장을 배치하고 있는 천안시를 비롯한 50만 이상 준 광역도시들은 줄기차게 3급을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천안시의 경우 현재 2개 구청과 5개국, 5개 사업소로 2급인 부시장 바로 밑에 3급은 없고 4급만 12명이다. 따라서 2개 구청장과 일부 국장직급을 3급으로 상향조정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천안시 관계자는 “자치구가 아닌 일반구의 구청장 직급만이라도 상향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의회 위상 강화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의장에게 공무원 신규임용권과 징계권을 제외한 의회 사무직원 임용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지방의회 의장은 단체장으로부터 의회사무처로 발령받은 특정 직원을 의회 내에서 재배치하는 데 그쳐 인사에 대한 '입김'이 미약했다. 하지만 개정안이 확정되면 의장은 의회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을 자신의 뜻대로 승진시킬 수도 있다.
의장 권한 강화는 물론, 의회 직원의 '집행부 눈치 보기' 병폐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에 대한 문제점도 있다. 지방자치의 핵심인 재정자치 대책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자체 숙원사업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 조정은 빠져 있고, 지방재정 확충 계획도 주민세 인상 등 지역주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으로 중앙정부 차원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방의회에서 요구해 왔던 유급 보좌관제도는 이번에도 관철되지 않았다. 대신, 위원회별 2명 이내로 시도의원 정책자문위원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반응이 시원찮다.
충남도의회 맹정호(서산1) 의원은 “의원마다 정책에 대한 소신과 철학 같지가 않은데 몇몇 자문위원이 여러 명의 의원을 보좌하는 것은 실질적인 입법 활동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희진·천안=오재연·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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