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처가 마땅치 않은 기탁금과 여유자금이 내년이면 2조6000억원에 달하는데다 사업비는 당초목적과 달리 대기업과 원자력 등 특혜사업에 집중돼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3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천안을)이 '2015 산업통상자원부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내년 전력기금 수입은 3조8130억원으로 올해(3조1496억원) 보다 21.1%, 6635억원이 늘었다.
전력기금은 농어촌전기요금 등 공익사업을 위해 2001년 신설돼 전기요금에 3.7%가 추가로 붙는다. 전기요금 10만원이면 3700원을 기금으로 내야하는데, 전기료와 통합 고지해 이를 아는 국민이 많지 않다.
시행 첫해인 2001년 3793억원에서 시작돼 2002년 1조원, 2006년 2조원, 2013년 3조원을 각각 넘기고 내년이면 4조원에 육박한다. 정부는 내년 전력기금 가운데 사업비로 1조6844억원을 사용하고 여유자금운용으로 1조2287억원, 정부내부지출금으로 9000억원을 각각 배정했다. 하지만 여유자금이 사업비와 비교해 지나치게 높아 국민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올해 사업비 대비 여유자금율은 73%로, 정부제시 적정선 10~15%(1684억~2527억원)와 비교해 4.9~7.3배나 높았다.
해마다 전력기금 여유자금을 과도하게 보유했던 정부는 지난 2009년 기금 1700억원을 투자해 원금 350억원을 까먹는 등 혈세를 날리기까지 했다.
여유자금이 이자 돈놀이에 사용되는 것도 기금취지와 어긋난다. 정부는 올해 전력기금 여유자금 1조320억원으로 이자놀이를 했는데 2013년 126억원(3.2%), 2012년 162억원(3.8%), 2011년 115억원(4.5%) 등 국민혈세로 벌어들인 이자 돈이 적정한지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기금이 지나치게 많다보니 흥청망청 퍼주기 논란도 빚고 있다. 연간 2500억원의 대기업의 연구개발비(R&D)가 무상 지원되고, 영업이익이 연간 9300억원을 넘긴 민간발전사의 민원처리비용으로 1000억원씩 사용됐다.
김대중 기자 dj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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