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문제는 단순히 '편의'의 차원이 아닌 세종시 정상 건설의 핵심 현안과 맞물려 있다. 국정감사에서 통근버스 운행 자제 필요성이 제기된 것 역시 근본 대책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통근버스 출퇴근에 따른 도시공동화 현상은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이주 의지를 막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수도권에서 세종시로 이동하는 공무원의 행렬이 보이지 않을 때 세종시 정착을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다시 도마에 오른 건 정상 건설 추진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이다. 내년 예산에 공무원 통합 관사 예산을 반영한 것도 그렇다.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기반시설의 취약함을 모르지는 않는다. 생활 터전이 달라진 공무원의 고충도 헤아려야 한다. 다만 당장의 편의를 위한 정책적 후퇴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실질적인 행정중심복합도시 안착은 세종시민들의 염원이기 전에 국가적 과제다.
시민단체의 목소리도 '근본적인 대책'으로 모아진다. 통근버스 예산만 늘리는 임시방편에 치중하지 말라는 것이다. 많은 공무원이 공감하는 대로 국회 세종분원을 설치하고 국회 업무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세종시 이주를 꺼리고 예비비를 책정하면서까지 버스로 수도권을 오간다면 세종시 정착은 더딜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주관 행정기관이 베드타운이 아닌 진정한 자족기능 활성화를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보다 일관된 정책 의지를 가져야 한다. 정부청사 공무원이 연착륙하기 위한 과도기적 현상은 오래 끌수록 불리하다. 물론 이전 공무원이 최소한의 삶의 질을 누리도록 배려하고 보장하는 가운데 이뤄져야 할 것이다. 외신이 보도한 세종시의 두 전망 중 '무모한 돈 낭비'가 아닌 '국가균형발전과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 예상을 뛰어넘는 통근버스 비용 또한 '세종시 비효율'이다. 여론에 역행하는 출퇴근 버스 운행에 대해 먼저 결단하기 바란다.
특히 올해 말 정부세종청사 이전 완료 후에는 정상 건설에 더 힘써야 한다. 호주의 수도 캔버라처럼 주말 유령도시가 되지 않으려면 완만한 방식이 아닌 조기 정착을 한다. 국회 분원과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에도 의지를 가져야 한다. 출퇴근길에 시간과 예산을 마구 뿌리면서 효율적인 정부가 되기는 어렵다. 잘못하면 예산을 퍼부으면서 세종청사의 비효율을 구조화하는 일이 된다. 통근버스와 업무지원버스, KTX 전세객차로 해결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