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지난달 말 공청회를 통해 제시한 평가 지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내달초 최종적인 평가편람을 확정해 대학평가에 들어간다는 입장이지만 누리과정 예산 부담을 둘러싼 시도교육청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국정감사가 끝난 후 본격적인 예산 정국에 돌입하면서 여야간 대치가 예상되고 있어 시간적으로도 구조개혁법안의 국회 통과는 물론 세부 지표 마련 등이 빠듯한 상황이다.
여기에 평가지표 공청회를 가진 바 있지만 공청회 이후 한달만에 구체적인 평가 지표를 확정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한데다 아직 구조개혁법인이 통과도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자칫 기준도 없이 평가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대학들은 대학구조 개혁 평가 일정이 다소 늦춰지거나 구체적인 평가 지표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교육부가 정한 목표대로 대학들의 정원 감축과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지난 공청회에서도 지역 대학과 수도권 대학을 일률적 잣대로 평가하는데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쏟아졌지만 실제 평가 지침이 어떻게 확정될지 모르겠다”며 “정성평가와 정량평가를 함께 실시한다고 하지만 어떤 항목이 어떻게 가점이 되는지도 아직까진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11월 초 평가 지침이 확정돼도 대학 자체적인 계획안 수립과 자체 평가를 한달안에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는데도 교육부가 대학 퇴출결정과 같은 중차대한 절차를 빠듯한 일정안에 수행하려는 데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지역 대학의 한 기획처장은 “이번 대학평가 지표 공청회에서도 보듯 교육부의 정책 수행 기조가 대학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과거보다 훨씬 더 상위하달식 톱-다운(top-down)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아직 구체적이진 않지만 대학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방향을 구조 개혁 평가를 앞두고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