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꼭 이뤄야 할 '지방자치 정상화'

  • 오피니언
  • 사설

[사설]꼭 이뤄야 할 '지방자치 정상화'

  • 승인 2014-10-28 18:47
  • 신문게재 2014-10-29 17면
전국시도지사협의회가 28일 제주 제31차 총회에서 내놓은 공동 성명서는 한마디로 '지방자치 정상화'를 촉구한 것이었다. 지난 7월 제29차 총회에서도 지방분권 추진과 관련해 지방자치 정상화를 표제로 내건 바 있다. 지방자치의 본질인 자기결정권, 즉 자주권 확보가 절대 부족하며 또 절실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 지방자치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걸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80%가 국세에 집중된 조세체계로 인한 지방의 중앙정부 의존도만 봐도 그렇다. 제약된 자치권과 재정 여건이 실질적인 지방자치 구현을 막고 있다. 지방재정 자주권과 행정 자율권의 모든 문제는 이 같은 현실에서 파생된다. 지방과 중앙의 수평적 네트워크를 기준으로 하면 행로가 더 멀어 보인다. 전국 시ㆍ도지사들이 이와 관련된 법령 재ㆍ개정을 요구하고 나선 이유다.

실제 지방자치와 어울리지 않게 비대한 권한을 중앙정부가 틀어쥐고 있는 형국이다. 주어진 권한마저 온전히 찾아오기 힘든 것이 마치 한국 지방자치의 얼굴처럼 보인다. 시ㆍ도지사들은 지자체 안의 조직 하나 마음대로 둘 수 없다며 허약한 자주조직권을 개탄하기도 했다. 지방자치가 뿌리 내리는 데 자치 제도 정비가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자기결정권이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는 논리는 지극히 '정상'이다.

이날 총회에서는 지방자치 정상화를 향한 공동보조를 다짐하기도 했다. 이것은 재정 확충과 책임성 강화라는 과제를 스스로 안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주민의 대표가 주민의 뜻에 따라 지역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불가피한 것이 튼튼한 지방재정 아닌가. 이것은 지방자치의 핵심이고, 겉모습뿐인 지방자치를 탈피하는 조건이다. 그 방법적 측면에서 지방소비세를 인상하고 지방교부세를 확대해야 한다.

지금 지자체가 떠안은 행정ㆍ재정적 부담은 매우 구조적이다. 재정자립도는 낮고 세원은 중앙이 독점하고 있다. 국고보조사업이 중앙-지방사무로 확실히 구분된 것도 아니다. 지방 재정 부담이 수반되는 사업에 대해 지방과 협의를 잘 하지 않는다. 소방예산을 포함해 지자체에 돈 들일 곳은 많은데 세입과 세출 구조는 역전돼 있다. 중앙정부 주도 사업에 힘겨워진 지자체가 얼마 전 일종의 '자폭선언'까지 한 배경이다.

공동 성명서에는 자치조직권도 조례로 이관해 정상화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담았다. 지방자치 정상화를 위한 법제화를 요구한 것이다. 말로만 지방이 경쟁력인 시대라고 하지 말고 지방자치 저해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분권은 탈권(奪權)이라는 심한 말까지 나오는 지방자치는 비정상이다. 나잇값 못하는 지방자치를 바로잡을 때가 됐다. 자주조직, 자주재정은 지방자치 정상화의 다른 표현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