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충남도와 피해주민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천안 수협연수원에서 열린 기름유출 사고에 대한 삼성중공업 보상금 배분 협상이 결렬됐다.
밤 10시까지 이어진 협상에는 서해안 11개 피해지역 대책위 회장들과 수협 직원들, 도 해양수산국장, 전남·북 해양수산과장들이 참석했다.
현재 주민들이 나눠야 하는 보상금은 2900억원이다.
삼성은 3600억원을 보상금으로 내놓기로 했었다. 하지만 2007년 12월 사고발생부터 2012년까지 5년여 간 피해복구비용 등으로 들어간 500억원을 제하고, 나머지 200억원도 지역공헌사업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논리를 펼치며 2900억원만 지급했다.
이 금액을 피해규모에 따라 충남 등 서해안 11개 시·군의 공익법인에 배분해야 하지만 비율을 정하기가 만만치 않다.
어민들은 정부에서 배분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해수부는 극도로 부담스러워하며 대답을 회피했다.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피해복구비용 500억원을 태안지역에 대한 보상으로 판단, 배분시 감안해야 한다는 일부지역의 주장이다. 이 주장대로라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태안지역에 대한 보상금 배분 비율이 상당부분 줄어든다.
하지만 태안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피해를 복구하면서 자연히 발생한 금액을 보상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또 500억원이라는 금액은 태안뿐만 아니라 기름유출 피해를 입은 전체 지역에 대한 복구비용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의 보상금 꼼수에 어민들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2900억원은 현재 수협중앙회에 예치돼 월 4억원 정도의 세후이자가 발생한다.
삼성의 보상금은 어민 개개인의 손에 직접 쥐어지는 것은 아니다. 각 피해지역 어민들 전체의 공익을 위한 사업으로 쓰일 예정이다. 전남·북 지역은 당초 절반에 가까운 배분을 요구하다 어느 정도 물러설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당국 관계자는 “보상금 배분을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한다. 진통을 겪어야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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