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충남의 지역은행을 자처하는 하나은행의 대출금리가 높자 저금리로 집을 장만하려는 지역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본보가 은행연합회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 방식 기준) 평균금리가 3.58%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은행은 국민 3.52%, 우리 3.51%, 신한 3.45%, 외환 3.44%, 한국SC 3.33%, 한국씨티 3.32% 등이다. 특히 하나은행 은행금리도 경남(3.45%), 광주(3.51%), 대구(3.56%), 부산(3.53%) 등 지역은행 4곳 보다도 금리가 높게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은 대표적인 가계대출 상품이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내린지 2개월만인 지난 14일 2.25%에서 2.00%로 추가 인하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따라 내려가는 게 통상적이지만 하나은행의 9월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3.58%로 전월보다 0.01%p 내리는데 그쳤다.
이는 하나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회사의 이윤에 맞게 적용, 사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기준금리+가산금리'로 구성된다. 기준금리는 시장금리에 연동돼 있어 한은 기준금리에 영향을 받지만 가산금리는 은행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어 제약이 덜하다.
하나은행은 기준금리를 2.99%에서 2.76%로 내렸지만 가산금리를 0.60%에서 0.82%로 올렸다. 지난 8월 하나은행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렸는데도 같은 상품의 대출 금리를 연 3.57%에서 연 3.59%로 올려 금감원과 국감에서 각각 지적을 받았다.
직장인 최 모(38·둔산동)씨는 “최근 한은의 기준금리가 내려가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계획”이라며 “주거래가 하나은행인데 주택담보대출이 가장 높아 난감한 상태다. 다른 은행으로 움직일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시장에 곧바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받는 사람에 따라 개월수나 신용등급 등이 달라 단편적으로 만 볼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농협·수협의 주택담보대출은 각각 3.63%, 4.05%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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