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청소차량 절반은 '시한폭탄'

64대 규정연식 7년 '초과' 환경미화원 안전 빨간불 15년된 쓰레기수거차량도 버젓이 운행

대전 지역 자치구 청소차량 10대 중 5대는 규정연식을 넘긴 것으로 나타나 환경미화원의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다.

26일 대전도시공사와 조달청에 따르면 쓰레기수거용트럭의 규정연식은 7년이지만, 지역에서 운행 중인 청소차량 122대 중 64대(52%)는 규정연식 7년을 넘긴 채 운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한 자치구는 1999년 출고된 종량제봉투수거차량을 현재도 운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골목수거장비(오토바이) 153대까지 포함하면 노후된 차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차량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대전도시공사 측이 조달청 고시를 이유로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는 점이다.

대전도시공사 측은 조달청이 불용처분과 관련해 '내용연수가 경과했더라도 사용에 지장이 없는 물품은 계속 사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고시를 지난 6월 1일부터 시행, 내용연수가 지난 차량이라도 사용하는데 지장이 없으면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청소차량은 환경미화원 2~5명이 차량에 탑승하고, 쉬는 날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 운행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종량제봉투수거 차량은 매립장, 소각장 등 비포장도로를 운행하다 보니 타이어 손상이 잦아 운행 중 타이어 펑크 같은 사고의 위험이 큰 편이다.

실제로 올해 초 유성구 관평동에서는 도로를 달리던 청소차량의 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전국적으로 노후된 청소차량의 브레이크 파손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해 환경미화원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했다.

때문에 조달청도 '내용연수가 경과하지 않았더라도 경제적 수리한계가 초과됐거나, 에너지이용 합리화법 등에 따른 에너지 절약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경제적인 경우에는 처분할 수 있다'고 고시한 만큼 내용연수가 지난 차량은 제때 교체하고, 내용연수가 지나지 않았더라도 환경미화원의 안전을 위해 교체가 필요한 차량은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내년 노후된 차량 44대(2004년 이전에 출고된 차량)를 교체할 예정으로 관련 자치구와 협의 중”이라며 “청소차량 한 대당 8000만~1억3000원 가량 하기 때문에 몇대가 교체될 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상태가 열악한 자치구는 사실상 교체를 못하고 있다”며 “실제 유성구나 서구는 노후된 차량이 없거나 소수지만, 이에 비해 타 자치구는 노후된 차량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