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자세히 보면, 대전은 지난해 330건의 자전거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줄잡아 하루 1명꼴로 부상했고 2달에 한 명꼴로 사망했다. 전국에서 한 해 300명 가량이 자전거를 타다 차에 치이는 사고 등으로 사망한다. 출퇴근용, 레저용을 통틀어 대략 교통사고 전체 사망자의 5.5%라고 보면 자전거도 위험천만한 교통수단이다. 자전거 안전사고 대책을 확실히 내놓은 다음, 출퇴근하는 '자출족'을 늘리든 이용 활성화를 외치든 해야 선후관계가 올바를 듯하다.
충남에서도 매년 200~300건의 자전거 교통사고가 발행해 12~17명이 목숨을 잃는다. 충북 청주는 서울 송파구, 대구 달서구에 이어 자전거 사고가 가장 빈발하는 지자체에 이름을 올렸다. 크게 보면 교통법규 미준수 등 안전의식 결여와 자전거족 증가 속도를 인프라가 못 따라잡는 두 이유로 압축할 수 있다. 일반 국도에서 자전거 타기는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과 다름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자체들이 자전거 도로 길이 확보에 관심을 쏟는 데 비해 자전거가 교통수단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정책적 고려는 실상 부실하다. 대전 도안신도시 자전거도로 일부 구간을 철거한 것이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간과한 채 안전모 착용 홍보로 할 일을 다한 건 아니다. 자전거 도로 구축 실정만 자랑하지 말고 자전거 사고다발지역부터 찾아내 개선사업에 나서야 한다.
도로교통법과 권장 시속 20㎞ 등을 안 지켜서도 문제지만 지켜도 위험한 경우는 더 문제다. 대전 갑천과 유등천 둔치 구간은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돼 있다. 하지만 시민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겸용하는 일부 구간에서는 추돌 위험성이 상존해 개선이 필요하다. 충남 시ㆍ군도 이런 어설픈 곳이 적지 않다. 자전거 전용도로의 안전성, 차량이나 보행자와 상충 가능성을 면밀히 파악해 시설 인프라를 확충해야 할 것이다.
국감 자료를 바탕으로 사고의 발생 특성을 분석하고 도로 정비 등 자전거 통행 환경을 다시 점검하기 바란다. 자전거가 도로교통법 적용을 받는 이동수단이라는 인식이 의심스러울 정도의 '뒷걸음치는' 대책, 자전거 도로 유지보수가 보조금 지급 제외 사업으로 분류돼 국비 보조가 어려운 것 역시 걸림돌이다. 친환경 교통수단을 표방하면서 자전거를 우선하는 교통계획과 동떨어진 정책적 모순도 재정비할 대상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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