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평생직장서 '제2의 인생' 펼쳐라

푸른 평생직장서 '제2의 인생' 펼쳐라

농기센터 신기술 적극 수용 '난방비 절감'… 인맥 이용한 친환경농작물 직거래로 성공 충남도 업무 일원화 등 정책적 뒷받침 '한몫'… 귀농·귀촌인 정착률 97.2%로 '전국최고'

  • 승인 2014-10-23 14:12
  • 신문게재 2014-10-24 10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3농혁신에서 부자 충남을 찾다-중도일보·충남도 기획] ③살기좋은 충남으로 귀농·귀촌 오세요

귀농(歸農)이 인생의 마지막 선택으로 인식되던 시절이 있었다. 도시에서 하던 일을 그만두고 낙향(落鄕), 농사짓는 것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비치기도 했었다. 시골 생활로 돌아가는 귀촌(歸村) 역시 비슷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 귀농과 귀촌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자신의 노력과 선택 여부에 따라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수단으로서 충분하다. 도시 근로자보다 수입이 훨씬 많은 귀농인을 찾아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충남도의 다양한 귀농 지원책에 따라 지역 내 귀농 귀촌 인구도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정년퇴직 걱정 없이 논과 밭을 평생직장으로 삼아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귀농과 귀촌이 더는 사회적으로 '찬밥 신세'가 아니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귀농·귀촌 성공스토리=충남도농업기술원이 발간한 '충남으로 귀농한 27인 이야기' 책자를 보면 귀농으로 인생의 활력을 찾은 농민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대전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0여년 전 천안으로 귀농한 임성희(65)씨는 4460㎡ 규모로 시설오이를 재배하고 있다. 친환경 및 유기농에 관심이 많아 천안으로 이주를 결심했다는 임씨의 연간소득은 1억원이다. 웬만한 월급쟁이의 소득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임씨의 성공요인은 오이재배에 에너지 절감 기술을 접목해 난방비를 40%가량 줄인 것이 큰 힘이 됐다. 농촌진흥청과 농업기술센터의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지난 2012년 초부터 서산에 자리잡은 신권수(54)씨도 성공적인 귀농인이다.

신씨는 노후의 윤택한 삶을 위해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연이 주는 혜택을 누리기로 했다. 우연히 들린 서산의 자연환경에 매료돼 2000년 농지를 사들였고 2007년부터 귀농을 준비해 왔다. 시설하우스 6동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신씨의 연봉은 무려 1억2000만원에 달한다. SNS 등을 활용한 전자상거래를 통해 농산물 판로를 확보하고 '딸기잼 만들기' 등 체험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한 것이 성공 원인으로 풀이된다.

여성 귀농인의 성공스토리도 눈에 띈다.

예산에서 블루베리와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 탁성애(51)씨는 남편 고향인 예산에 들렀다가 시골이 마음에 들어 2009년 귀농을 결정했다. 탁씨는 도시 인맥을 이용해 친환경농산물을 직거래하고 철저한 신용과 품질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연간소득은 7000만원으로 조만간 1억원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정경자(52)씨도 여성 귀농인이다. 2010년 귀농한 정씨는 태안에서 3300㎡ 규모로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있다. 퇴직 이후 자연에서 건강한 삶을 살고 싶어 태안에 왔다는 그녀는 철저한 사전조사와 정보수집, 우수 농가 벤치마킹 등으로 농촌에 자리 잡았다. 연간소득은 4000만원이다.

▲귀농·귀촌하기 좋은 충남=충남의 귀농·귀촌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1년 726가구에서 2012년 1533가구로 늘었으며 지난해 또다시 1856가구(3296명)로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귀농은 1177가구(2072명) 귀촌은 679가구 1224명이다.

귀농가구 가운데 연령대별로는 50대가 38.2%(450가구)로 가장 많고 60대 25.6%(301가구), 40대 20.5%(241가구), 30대 9.4%(111가구), 70대 이상 6.3%(74가구) 등이다.

귀농전 거주지역으로는 경기 29.7%(350가구), 서울 24.5%(288)로 수도권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대전 16.1%(189), 충남 13.5%(159), 인천 10.1%(119), 기타 6.1%(72) 등의 순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대전 출신이 가장 많고 연령별로는 50대 이하가 71.3%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귀농인이 다시 도시로 돌아가지 않는 척도인 정착률도 무려 97.2%로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 이처럼 충남의 귀농이 탄탄대로를 걷는 이유는 충남도의 체계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는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귀농업무를 일원화해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관련업무 통합으로 정책과 교육의 효율화를 높이기 위함이다. 정책적 뒷받침도 한몫을 했다. 도는 귀농어업인 육성지원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체계적인 귀농지원을 추진했다.

2012년 6월 관련 조례를 제정했고 같은해 말 귀농실태연구를 통해 지난해 7월 구체적인 계획을 내왔다. 금산에 2만6400㎡ 규모로 교육관, 실습농장, 하우스 등을 갖춘 귀농창업보육센터를 설치하고 부여, 서천, 홍성 등에 귀농준비자를 위한 '귀농인의 집'을 만들어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으로 귀농 인구를 끌어들이기 위한 활동도 활발하다. 도는 올 들어 '귀농귀촌창업박람회', '2014 팜쇼', '베이비부머 일자리 엑스포' 등 모두 3차례 전국단위 박람회에 참가, 2000명에 가까운 예비 귀농인을 상담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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