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사립고, 과학고 등 특목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일반고는 갈수록 소외됐다. 그러나 최근 교육계 현안 문제인 일반고의 위기에 대한 다양한 진단과 대책이 논의되면서 대전시교육청(교육감 설동호)은 일반고 육성을 위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 추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의 주요 과제는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자율화·다양화', '일반고 학생을 위한 진로직업교육 확대', '재정 지원 강화', '자율고 제도 개선 및 특목고 지도감독 강화' 등이다. 이 같은 주요과제별 추진 내용을 통해 시교육청은 일반고의 체질을 개선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일반고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편집자 주>
▲ 복수고 학생들이 커피전문점의 브랜드를 벤치마킹하고 실제 관련 상품을 만들어보는 등 창의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
이런 단위학교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는 일반고가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설해 진로집중과정을 편성ㆍ운영하는 토대를 가져다준다. 이같은 진로집중과정의 토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초 대전지역 전체 37개교 중 5개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일반고가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다양한 교육과정 편성에 연결하지 못하고, '인문사회과정'과 '자연이공과정'이라는 2가지 길만 제공했다.
학생들의 꿈과 끼가 다양하고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다르기 때문에 더이상 2가지로는 부족하다. 이런 이유로 학교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길을 안내해 주고, 그 수많은 길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마음껏 펼칠 길을 선택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학교의 소명을 오롯이 실천하기 위해 대전시교육청은 진로집중과정을 반영하지 못한 32개 학교에 최소한 1개 이상의 과정을 추가 편성ㆍ운영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그 결과 과학집중과정, 체육집중과정, 미술집중과정, 음악집중과정, 국제사회집중과정 등이 일반고에 개설됐다. 3개 과정 운영학교는 12개교, 4개 과정 운영학교는 11개교, 5개 과정 운영학교는 7개교, 6개 과정 운영학교는 5개교, 7개 과정 운영학교는 2개교로 확대됐다. '100대 교육과정 최우수학교로 선정된' 대전만년고(교장 오현숙)는 '행복한 배움터 실현'을 목표로 학생 진로 개척에 도움이 되는 진로집중과정을 2학년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체와 문학', '심화수학 및 영어', '국제법', '전자과학' 등 28개 교과목을 편성, 1주일에 2시간씩 블록 타임(Block Time)으로 운영한다.
지역 특성을 살려 KAIST, 충남대 등 전국 37개 대학과 협약을 체결해 대학 수준의 교육과정을 미리 이수하고 이수 결과를 대학 진학 후 학점 인정으로 활용하는 '고교-대학 연계 심화과정'을 운영 중이다. 단위학교 미개설 소수선택과목 희망 학생들의 학습욕구 충족을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소수 선택과목 편성 거점학교'를 9개교에서 운영하고 '대전 논·구술 아카데미'와 같은 '학생 중심 맞춤식 거점학교'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 학생들이 천연염색체험을 하며 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통해 사고력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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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은 학생 맞춤형 진로프로그램을 내실화하는 데에 힘을 모으고 있다. 교육청 주관으로 맞춤형 진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단위학교에서 진로집중과정별로 맞춤형 진로프로그램을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해 전개하고 있다.
일례로 대전복수고(교장 김응조)는 방학만을 기다리며 느슨해지기 쉬운 기말 고사 이후에 '교과데이'를 운영해 교사와 학생 모두가 면학 분위기를 높이고 있다. 2012년부터 시행되어 온 '교과데이'는 각 교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신이 선택하고자 하는 교과에 대해 미리 체험을 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계획 수립에 도움을 준다. 또 학기말 여유로운 시간을 활용해 집중적으로 각종 교과별 교내대회를 개최해 학습 부담없이 학생들의 꿈과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일반고에서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특성화고로 전입학이 가능하도록 한 '진로변경 전입학제'와 '진로직업 위탁교육'을 확대ㆍ운영한다.
2015학년도에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바리스타과, 토탈미용과, 실용음악과, 요리조리과, 자동차과, 실내인테리어과, 간호과 등'의 가사(서비스) 계열 학과를 중심으로 한 대전산업정보학교가 용문동으로 확대 이전할 예정이어서 직업훈련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맞춤형 직업 위탁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복수고 학생들이 평소 자신들의 생각을 담은 시와 그림을 전시하며 자존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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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그동안 학교 현장의 만족도가 높았던 '2050창의학습동아리' 운영비를 일반고에 우선적으로 지원해 학생 선택 중심의 교육활동이 내실있게 진행되도록 했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무학년ㆍ소인수ㆍ수준별 학습동아리를 조직하고 지도교사를 선택해 운영하는 '2050창의학습동아리'는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과 문제해결력을 신장하는 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50창의학습동아리'는 교내 활동이 입시의 핵으로 떠오른 최근의 대입 전형을 대비해 풍성한 교내 교육활동의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또 스토리 있는 교내활동으로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학교를 실현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어 골든벨 대회에 참여한 학생들이 영어와 상식을 겨루고 있다. |
시교육청은 4가지 추진과제를 안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상시 지원 체제를 운영중이다. 6개 팀으로 구성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지원단'은 지속적인 컨설팅 지원과 점검을 통해 학교에 환류 기회를 제공하고,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과정을 특색 있게 운영하는 우수 사례를 발굴, 다른 일반고에 전파해 공유할 예정이다.
그동안 기존의 일반고는 학교별 교육과정이 유사할 뿐더러 인문ㆍ자연 2개의 과정으로 운영돼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일반고는 교육과정이 다양화·특성화돼 모든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고 잠재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진로집중과정과 맞춤형 진로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켜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용 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은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통해 학생과 교사가 공명(共鳴)하는 학교, 학생의 진로를 열어주고 개척해주는 학교, 학생 모두에게 배움의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학교, 학생들이 꿈과 끼를 발현하는 행복한 대전교육을 구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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