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내년에 교육부로부터 지원받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보통교부금)은 1조1824억원으로 올해 1조2007억원 대비 183억원이 줄어든다. 시교육청은 지난 17일 교육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축에 따른 세부 사안을 확인하고 내부 회의에 나섰다.
일단 보통교부금이 감소할 예정인 가운데 교과교실제 운영비의 삭감률이 53%에 달해 다른 분야 대비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과교실제는 1997~2009년의 7차 교육과정에서부터 시작된 수준별 이동수업을 의미한다. 이후 2009년부터는 수준별 확대수업으로 시간제 근무 기간제 교사를 채용해 학교에 배치해 운영했다.
올해의 경우, 기간제 교사 213명이 배치돼 대전지역 104개 중ㆍ고교에서 이동수업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교과교실제 운영비가 절반 이상 감축될 경우, 수준별 이동수업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서 성적수준이 낮은 미흡학생의 비율을 낮췄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지역 학생의 학력을 증진시킨데 기여한 교과제도가 위축된다는 얘기다.
한 학부모는 “그동안 학생 그룹 간 학력 격차가 발생한 만큼 이에 맞춤형 수업방식으로 학업 만족도를 높여왔던 이동별 수업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며 “교육정책이 예산에 밀려 오락가락하는 것 같아 아이를 학교에 맡길 수 있겠느냐”고 불평했다.
더구나 방과후사업비 교육과정 운영비까지 줄어들면서 학업 진도를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학생간 학력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누리사업 관련 예산이 국회 등을 통해 확보된다고 하더라도 교과교실제 예산은 줄어든 보통교부금에 맞춰 줄어들 것”이라며 “다만, 전학년에서 진행해왔던 것을 특정 학년에만 적용하는 등 대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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