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에 걸린 환자라면 소화기 내과에서 진료를 받고, 검사를 위해서 영상의학과를 찾은 뒤 수술은 최종 외과에서 받는다.
과거에는 환자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과별로 돌아다니며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협진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의사 중심이 아니라 환자중심으로 바뀌게 된다. 환자를 위해 과를 허물고 필요한 관련 의사들이 뭉치는 시스템이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병원장 박재만 신부)이 위암 협진팀에 이어 간·담도·췌장암 다학제 협진팀을 발족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목표로 소화기내과, 간담췌외과, 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종양혈액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등 6개과 전문의가 뭉친 것이다. 협진팀은 서울성모병원 췌담도암 협진팀장을 역임한 이상권 간담췌외과 교수와 치료내시경(ERCP) 전문가 박원석 소화기내과 교수를 중심으로 다양한 치료 방식을 조합해 최선의 결과를 끌어내는 '드림팀'이다.
간담췌(간, 담낭, 담도, 췌장) 질환은 질환 자체의 특성상 장기가 복잡하고 섬세하게 모여 있는 위치에 질병이 발생해 진단 과정에서부터 협진이 무엇보다 필요한 분야이다. 또 변이가 많아 치료과정 역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고 환자 개개인별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이번 협진팀 운영으로 환자들은 그동안 여러 진료과를 거치면서 들였던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진단이 불분명하거나 치료 방침 결정이 어려운 환자의 경우 암의 진행 정도, 기능, 환자의 몸 상태를 따져 최적의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사실 협진이 쉽지만은 않다. 각 과별로 접근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술의사는 수술을 최선의 방식으로 보고 있고, 종양 내과 계열은 수술을 하지 않고 암을 제거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각 과별로 병에 대한 접근도 등이 다르다보니 협진을 통한 치료가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대전성모병원은 환자를 기준으로 최선책을 찾겠다는 포부다.
대전성모병원 간담췌외과 이상권 교수는 “협진의 장점은 적절한 치료시기에 최적의 치료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라며 “외과적인 절제수술을 할지, 수술을 한다면 위치와 크기에 따라 단일공 복강경이 가능한지,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언제 어떻게 진행할지 등 모든 치료방향이 전문의들간 상의하에 이뤄지기 때문에 환자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성모병원 간담췌암 다학제 협진팀은 간담췌외과(이상권, 김세준, 박재우 교수), 소화기내과(박원석, 송명준 교수), 종양혈액내과(양영준 교수), 방사선종양학과(허길자 교수), 영상의학과(김지찬, 박건 교수), 병리과(설혜정, 김종옥, 이정의 교수)로 구성돼 있다.
한편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은 지난해 7월 위암 협진팀을 발족하고, '진단 후 1주일 내 수술, 1주일 이내 퇴원' 시스템을 갖추면서 분과별 암협진 병원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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