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국감] 예산 퍼부은 와인축제 존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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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국감] 예산 퍼부은 와인축제 존폐 논란

평가전문가 알고보니 행사 기획자… 대행사업자 수수료 1억 이상 챙겨

  • 승인 2014-10-16 18:47
  • 신문게재 2014-10-17 3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대전 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 존폐 논란이 대전시 국정감사에서도 불거졌다. 특히, 축제에 대한 평가분석 용역을 담당한 전문가가 축제를 기획하고 추진한 장본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등 축제와 관련한 여러 꼼수가 드러났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6일 대전시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페스티벌 예산집행 내역서에 따르면, 3년간 모두 56억원(시비 47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시설비에 37억 3000만원, 유치활동·홍보비에 7억 3000만원, 운영·용역비 등에 11억원을 사용했다. 축제 대행사업자인 대전마케팅공사는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고 전액 대전시의 지원을 받아 수수료만 1억원 이상 챙겼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으며 인위적으로 축제를 만들어가기 위한 대전시의 꼼수들에 대해서도 낱낱이 지적했다. 우선, 국제 축제를 내세워 행사참여 업체들에게 부스를 공짜로 이용하게 하고 해외 초청 인사들의 항공료와 체재비 전액을 부담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서울 국제와인 박람회가 부스당 참가비 200만원을 받고 일반인들에게도 2만원의 입장료를 받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혈세 낭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대전시는 올 해에는 유료화로 바꿨다. 그러나 2012년과 2013년 모두 4억 5000만원을 후원했던 대전시 제1금고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이 금년에 입장권 1만장(7000만원)을 샀다. 이를 포함해 판매된 총 입장권은 3만 464장으로 수익은 2억 1300여만원이었다. 여기에서 와인잔 구매와 각종 수수료 1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수익은 5000만원도 되지 않는다.

낭비성 축제의 이면에는 부실한 평가 등의 문제가 있었다. 2013년과 2014년 축제 평가용역 연구책임자는 P대학 J 교수다. J 교수는 전임 시장 당선인 시절 와인&뮤직축제 및 관광마케팅공사 설립 방안을 입안했다. 이후에는 매년 축제 추진위원까지 지냈다. 수십만명의 관람객이 오가고, 경제파급 효과가 수백억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시험문제 출제위원이 직접 시험을 치른 셈이다.

게다가 12억원을 지출하는 축제의 총괄대행사가 재벌그룹의 광고대행사인데다, 와인축제를 위해 시비 4억 6000만원을 투입해 대전산 와인 '채러티'를 생산했지만, 올해 축제에서 단 11병만 판매될 정도로 버림을 받아 결국 혈세만 낭비했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권선택 대전시장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종합 평가 결과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며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또 도시철도 2호선 사업 타당성 문제가 집중 제기됐지만, 정작 문제해결과 원활한 국비 지원에 대해 언급한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민기 의원은 “대전시의 도시철도 2호선은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도 경전철이 있다. 해마다 수백억이 들어간다. 앞으로도 갈수록 적자”라며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로 애물단지인데, 대전시에서는 시급성이 있느냐. 재고해달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윤영석 의원은 “도시철도공사의 손실이 수백억임에도 방만 경영 등 경영효율화에 문제가 있다”며 “게다가 대전시의 복지예산이 39%도 되는 등 가용예산에 제약이 있어 도시철도 2호선은 부담이 클 것”이라고 신중한 검토를 언급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노웅래 의원은 “자칫 시민과 국민에게 모두 부담을 줄 수 있다. 용인은 물론, 서울과 부산, 대구도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시장의 공약에 얽매여 끌려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문희상 의원은 “대전의 최대 현안이 무엇이냐”고 물은 뒤, 고가나 트램 모두 어렵다. 특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했고, 지상고가로 건설한 대구지역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도시철도는 운행하면 적자”라고 말했다.

국정감사장에 있었던 한 공무원은 “심각한 적자 문제를 언급한 의원들 대부분 출신지역에서는 경전철이 운행되고 있다”며 “도와주겠다는 말은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사업을 재검토하라는 취지의 얘기는 자제했어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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