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해체·이전이 마무리된 근대건축물 '뾰족집'의 부실한 복원 실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약한 유리와 창호 상태, 부족한 난방시설, 대폭 축소된 정원 등 이전복원 공사를 거친 뾰족집이 본래 모습은 커녕 최소한의 주택 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대전시와 대전문화유산울림에 따르면 뾰족집의 이전복원공사는 2012년 5월에 시작돼 목조부재들의 해체와 재조립, 외부형태 복원과 내·외부 마감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형광등 설치 등의 건물 내부 마무리작업만이 남은 상황이다.
문제는 뾰족집이 본래 모습을 기억하기 힘들 만큼 복원의 완성도가 낮다는 지적이다. 뾰족집의 자랑거리였던 넓은 정원은 이전 부지(중구 대흥동)가 원 대지에 비해 좁아 정원이 대폭 축소된 상태로 복원됐다.
같은 이유로 뾰족집의 향(向)도 바뀌었다. 남향에서 동향으로 바뀐 것이다. 외양은 물론 주택으로서의 기능면도 부실하다. 복구된 뾰족집은 정화조가 없고 1층 일부 바닥에만 난방시설이 설치돼 있는 등 최소한의 주택 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또 뾰족집 창문은 얇은 각 유리로 튼튼한 창호가 설치돼야 하지만 안전성이 다소 떨어지는 창호가 설치돼 강풍이나 충격에 무방비 상태다.
뾰족집 2층은 더욱 심각하다. 일본식 다다미방과 바닥을 한층 높게 만든 도코노마 등으로 구성된 2층은 바닥이 합판으로 시공, 심하게 누를 경우 구부러질 정도로 강도가 매우 약하다.
이렇다보니 일반 성인 남성의 무게를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하중 능력이 떨어진다. 뾰족집 이전복원사업이 문제를 보이고 있지만 공사 발주처인 대흥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 측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뾰족집 이전복원사업은 뾰족집을 그 상태 그대로 다른 장소에 옮겨놓는 공사”라며 “뾰족집을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공사가 아닌 만큼 조합은 뾰족집의 이전 복원에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에 시는 정비사업조합에서 준공완료보고서를 제출하면 문화재심의위원회를 구성, 현장실사를 통해 문제점들을 바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뾰족집의 정원 축소나 향이 동향으로 바뀐 점 등은 아쉽지만 협소한 부지로 인해 어쩔 수 없었던 부분”이라며 “2층의 하중 능력이나 유리·창호와 난방시설 보수 등은 문화재심의위원회의 현장실사로 확실히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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